스타워즈를 보신 분들은 다들 한번씩 상상해봤음직한 것. 바로 제다이의 능력 (정확히 말하면 포스 능력)을 갖는 것이죠. 손에서 라이트닝을 쏘는 것도 괜찮고 초인적인 운동실력을 갖는 것도 그렇지만 역시 실생활에서 가장 쓰기 좋은 능력이 끌린달까... 예를 들어 책상 아래로 떨어진 지우개를 포스 풀로 끌어당기거나 컴퓨터 하는데 동생이 열어놓고 나간 방문이 신경쓰일 때 포스로 문을 닫는다던가 지나가는 아가씨 치마 속이 궁금하다던가...(
하지마라)
실생활과는 살짝 동떨어져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포스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도박이나 주식, 로또 등을 할 때 포스의 예지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같은 것입니다. 그럼 실제로 포스 능력을 갖고 있으면 수동으로 로또 찍어서 20억원 타서 꿈에 그리던 애스턴마틴을 몰고다닐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 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을 벌인 작자들이 있는데, 바로 제다이 커버넌트의 수장으로 유명한 드레이 가문에서 운영한 드레이 신탁회사입니다. 전직 제다이 기사인 배리슨 드레이가 설립한 회사로, 포스의 재능을 가진 어린이나 기사단에 회의를 느낀 제다이들을 포섭하고 훈련시켜 포스를 통한 예지능력을 길렀죠. 이렇게 키워진 예언자들을 동원해 주식투자를 시킴으로써 개미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작전세력마저 탈탈 털어먹은 나쁜 넘들입니다.
그러라고 준 포스능력이 아닐텐데. 이렇게 단 몇 년만에 얻은 막대한 부는 기사단 내 비밀결사인 제다이 커버넌트를 후원하는 자금이 되었죠.
물론 위와 같이 훈련받은 제다이가 천하의 몹쓸짓을 한 예는 별로 없습니다만, 비슷한 방법으로 다스 베인 역시 부를 꽤나 많이 축적했습니다. 전신을 OME!!스러운 가면으로 감싸고 다닐 때는 그 추한 모습 때문에 남 눈에 띄기가 싫어서 거지꼴로 히키코모리 짓이나 했지만 오르발리스크 갑옷을 벗은 뒤로는 사업을 시작해서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떵떵거리며 살고 자가용 우주선도 몇 대 뽑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죠. 역시 시스의 암흑군주라도 우주정복을 하려면 돈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
그런데 이 다스 베인은 소싯적에도 비슷한 짓을 하고다닌 전적이 있습니다. 광산행성에서 살 때 과중한 노가다의 스트레스와 아버지의 갈굼을 피해 재미로 사박을 하고 놀았는데 동네에서 꽤나 타짜로 이름을 날렸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자원을 운송하러 왔다가 한 잔 하러 들른 공화국 스컴들과 한 판 할 때 신급의 운을 보이며 상대를 하나하나 관광 태웠고 마지막 남은 장교를 상대로는 사박에서 일생에 한 번 구경하기도 힘들다는 패인 Idiot's Array를 두번이나 뽑아버리는,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급의 플레이로 공화국군의 미움을 사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손모가지 잘라버리겠다는 스컴들을 피해 달아났고, 결국 시스 군대에 들어가게 되었죠.
다스 베인의 젊을 적과 시스 시절에 돈을 끌어모은 것은 비슷해보이긴 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시스 시절에야 자신의 포스 능력으로 의도적으로 장사를 한 것이지만 도박판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아직 베인이 아무런 포스 훈련을 받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아니, 베인 스스로도 자신의 포스 능력자라는 걸 알지 못할 때의 얘기죠.
이걸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포스가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인 일반인에게 어떻게 발현되는지입니다. 제다이/시스 밑에서 수련을 쌓지 않고 포스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이라도 포스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포스는 그에게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그가 포스에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스스로도 모르게 포스에 의지를 투영시키게 되고, 그것이 현실에서 '운(luck)'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죠. 물론 '포스의 의지' 같은 모호한 표현도 존재하지만 요즘 스타워즈 설정의 추세는 일반인의 포스란 그의 '운'이라는 형태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 운의 정도는 그 사람이 포스와 얼마나 많이 감흥할 수 있고 (다시말해 얼마나 포스의 재능이 뛰어나고) 그 자신의 의지가 뛰어난지에 비례합니다. 포스의 재능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이 무의식적으로 포스에 자신의 의지를 투영하게 되고, 그것은 남들이 보기에 '운이 좋다'라는 모습으로 현실에 나타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포스의 재능이 아주 많다면 로또를 수동으로 찍든 자동으로 찍든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부럽다.도박은 아니지만 이런 포스의 재능이 운이란 모습으로 발현된 예는 또 있습니다. 바로 아나킨 스카이워커죠. 아나킨이 어린 시절에 선수로 뛰던 포드레이싱은 사실 인간의 반사신경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초스피드의 스포츠입니다. 그런 경기에서 인간이, 그것도 꼬마가 뛸 수 있던 것은 아나킨이 엄청난 포스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만약 이렇게 포스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제다이에게, 혹은 시스에게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고 포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그 사람이 포스에 대해 투영할 수 있는 의지의 폭은 훨씬 넓어집니다. 운이란 것이 결국 포스 능력의 발현이라는 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포스를 자유자제로 조종할 수 있게 된 사람은 '운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는 말이죠. 따라서 제다이가 광검으로 총알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어찌 말하자면 그가 '억수로 운이 좋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다이가 된다는 것은 곧 럭키가이가 된다는 것이랄까요.
물론 정신이 똑바로 박힌 제다이라면 이런 포스의 재능을 자기 사리사욕을 위해 쓰지는 않겠지만 '규율 조까!'라고 외치는 우리의 회색제다이, 마스터 콰이곤께서는 영화에서 이러한 자신의 운(?)을 과시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와토와 아나킨을 두고 주사위 도박을 할 때 포스로 스윽- 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버렸죠. (
콰이곤 손모가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포스로 물리적인 힘을 행사해 굴린 것이라지만 스타워즈 세계에선 운이란 것도 포스에 자신의 의지를 투영하는 것이니, 이것도 어차피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지요.
물론 제다이라고 해서 전능한 것은 아니고 개인이 가질 수 있는 포스 능력도 엄연히 한계라는 게 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미디클로리언 수치만큼의 한계 -_-) 내일 김정일이 죽을 걸 예상해서 나가사끼 짬뽕 때문에 죽을 쑤고 있던 농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다던가 하는 게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일반인보다는 이런 분야에 있어서 다른 이들이 가질 수 없는 대단한 무기인 '운'을 더 제어할 수 있으니, 유리한 것은 사실이겠죠?
그래도 착한 제다이는 따라하지 맙시다. 손목 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