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the Force be with you.

안녕하세요, Zannah입니다.
5년하고도 보름만에 처음으로 쓰는 글이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블로그는 이미 접었습니다. 지난 5년 간 저도 거의 들어와보지 않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블로그를 남겨두었던 그 시간동안 여전히 들어와 보시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이 소수나마 있었음을 확인했고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인사이니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왜 블로그를 접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나 끄적여볼까 합니다.

제 마지막 글은 2017년 12월 15일 라스트제다이를 본 이후에 적은 글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라스트제다이를 보고 실망해서 그 충격으로 탈덕하고 블로그를 접었다고도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입니다. 저는 그 때, 그리고 그 이후로 제가 스타워즈 팬 활동을 한 20년의 기간 중 가장 활발하고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다만 온라인에서의 팬 활동은 그 때 접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여러 추측들이 있지만, 저는 당시 라스트제다이를 꽤 재밌게 봤었고 지금도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참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라스트제다이가 아니라 그 이후에 나왔던 인터넷 상에서의 온갖 싸움과 비난에 질려 온라인 활동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 때 제가 라스트제다이를 보고 짧은 논평을 SNS에 남겼는데 그게 그렇게들 미우셨었나 봅니다. 디즈니에서 뇌물을 받고 좋은 평을 썼다는 말들도 있었고 (진짜라면 제가 블로그에 리뷰를 썼겠죠?) 뭐 여러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는 패드립을 동원해가며 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선 넘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몇 번 라스트제다이 리뷰를 써보려고 시도해봤지만, 영 의욕이 나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절필을 선택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는 과몰입하여 싸움닭처럼 글을 써대던 시절이 있었지만 다 재밌자고 보는 스타워즈인데 그거 때문에 성낼 일이 뭐 있나 싶더라고요.



대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스타워즈를 알리고 즐기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501군단 대한민국지부와 레벨리전 일리니엄아웃포스트 설립에 힘을 보탰고 코믹콘서울, 스타워즈데이, 전주국제영화제 등 크고 작은 행사들에서 501군단 활동을 기획했습니다. 501군단이 가진 희망과 포용,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봉사하고 기여한다는 정신은 혼자 전투적으로 팬질을 해오던 저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힘들게 기획한 행사를 직접 실행하며 느낀 빛나는 성취감과 동료애는 지금까지도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순간들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제 커리어패스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디즈니와 계약을 맺고 전세계에 단 20명 남짓 있는 특수 마케팅 에이전트로서 런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훈련을 수료했습니다. 이후 여러 공식 스타워즈 오프라인 행사의 배후에서 활동했습니다. 스타워즈 공식 행사를 찾아다니신 분들이라면 아마 높은 확률로 제가 한 결과물을 보셨을 거예요. 정확히 뭔지는 NDA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지만요. (라스트제다이 찬양리뷰는 아닙니다. 😜)

또한 국제적인 클럽이라는 501군단의 특성 덕에 수많은 해외 팬들과 교류하고 직접 해외에 나가 코스튬을 입고 트루핑을 뛰기도 했습니다. 501군단의 정말 신나는 점 중 하나가, 세계 어디를 가도 친구가 꼭 있다는 것이예요. 덕분에 즐거운 경험 참 많이 했죠. 특히 스타워즈 셀레브레이션 시카고에서 매일 밤을 새가며 해외 501군단 사람들과 술을 마시던 것은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음... 뭐 그래서 마지막으로 할 말이 뭐가 있을까요?

스타워즈 관련 이야기도 유튜브로 흥미롭게 전해주고 계시는 (사실 요즘 누가 이런 걸 이글루스에서 찾아보겠어요? 다 유튜브 보지 ㅎㅎ) 봅뺏 님이나 김태지 님도 계시고 이제 이 블로그는 할 일을 다 한 거 같습니다.


저는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부디 즐겁게 사시길 바랍니다.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 完

by Zannah | 2022/12/30 18:15 | 일상의 잡담 | 트랙백 | 덧글(4)

WELCOME TO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
* 이 소박한 블로그에서 즐거운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 제 블로그에서의 불펌은 절대 금지입니다.
* 이 포스팅은 방명록을 대신합니다.

* Zannah: raiyns@naver.com
* 트위터: @Raiyns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소개

by Zannah | 2017/12/31 22:24 | Etc. | 트랙백 | 핑백(1) | 덧글(339)

라스트제다이



13일 저녁 전야 시사회에 가서 보고 왔고 24시간 이상 지났습니다.

깨어난포스, 로그원 때처럼 영화 직후 스포일러 없는 짤막한 리뷰를 쓸까 하다가

택시를 못 잡는 바람에 쓸 타이밍을 놓쳤고 이미 보실 분들은 다 봤겠죠.

그럼 이제 좀 리뷰를 써야 하는데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네요.

너무 이상한 영화라서 좋다 싫다 말하지도 못하겠습니다.

참 싫은 것이 많은데 재미가 없었냐면 또 그렇지도 않아요.

도저히 한번 보고는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2회, 3회는 찍고 와야겠네요.

이상한 영화야 진짜.....


by Zannah | 2017/12/15 00:34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28)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 비공개 시사회 후기

오랜만입니다.

근래 일상도 너무 바빠졌고 스타워즈활동도 이제는 거의 업무가 되어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자료를 모으고 컴퓨터 앞에서 작성해야 하는 블로그는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요즘은 주로 모바일 환경에서 빠르고 간결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만 딱딱 할 수 있는 트위터에서 스타워즈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그 트위터조차도 최근엔 거의 못 보고 있긴 하지만요.

12월 7일 목요일, 개봉을 정확히 일주일 앞두고 CGV왕십리에서 진행된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 비공개 푸티지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참가자는 대부분이 언론매체 기자들 및 온라인 크리에이터들이었고 비공개 초대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네이버에서 탁월한 스타워즈 블로그 ISW를 운영하고 계신 보바펫님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초대는 비공개지만 현장에 가보니 떡하니 부스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저는 로비에 서서 뭔가 비밀손짓 하는 걸 하면 검은 옷에 선글라스를 낀 괴한이 다가와 주머니에 표를 찔러주고 갈 줄 알았는데...




이번 시사회는 아쉽게도 영화를 다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고 "하이라이트 장면"(이라 주장하는) 20분의 푸티지를 보여준 뒤 상영관을 옮겨 라이언 존슨 감독 그리고 마크 해밀과 진행하는 라이브 컨퍼런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9월에 디즈니 코리아 킥오프 미팅(여기서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와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예고편을 처음 보았죠)에 갔을 때 카메라를 가린답시고 붙인 테이프 때문에 폰 액정이 깨진 저로서는 과거의 분노가 치밀었지만 다행히 반투명한 봉투에 담고 봉인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카메라는 흐릿하게 만들어주면서 폰 사용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신묘한 발상입니다.



영상 상영은 정확히 13:20에 말도 없이 뙇! 하고 시작했습니다. 20분 보여준다고 했는데 한 17분 정도? 밖에 안 되었습니다. (체감상으론 5분... ㅠㅠ)

어떤 장면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제가 느낀 감상은 이렇습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세계적인 흥행기록을 세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후속작으로 전작에서 풀리지 않는 여러 비밀들을 밝혀내며 시리즈 사상 최고의 반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선과 악의 전쟁을 그리는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어두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동시에 스타워즈 특유의 유머 코드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비밀을 품고 있는 히로인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와 돌아온 영웅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 분)'의 조우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제국군의 실세이자 아빠를 죽인 공감가는 악당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분)'의 운명, 제국군 장교 '캡틴 파스타(그웬돌린 크리스티 분)'와 전향한 스톰트루퍼 '핀(존 보예가 분)', 저항군의 에이스 파일럿 '포 다메론(오스카 아이작 분)'의 대립이 눈길을 끕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영원한 공주 '레아 오가나(캐리 피셔 분)'의 유작인 점에서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사상 최고의 반전!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12월 14일 전세계 동시개봉 합니다.


















......라고 제공된 보도자료대로 써야 고소미를 피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0분 간 푸티지 상영이 끝난 후 자리를 옮겨 3관에 세팅이 되고 있던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여했습니다. 거의 기자들이다보니 다들 노트북을 켜놓고 송고 대기를 하는 모습이 분주합니다. 라이언 존슨과 마크 해밀은 이 때 일본에서 진행된 인터뷰가 끝난 직후 스카이프를 통해 한국과 화상 연결되었습니다.


라이언 존슨은 셀레브레이션 때 그랬던 것처럼 진성 팬보이 느낌의 유쾌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쪽에서 질문하는 중간에서 디카를 들어 사진을 찍는 모습이 여러번 나왔습니다.


마크 해밀은 반쯤 혼이 나간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팬서비스에는 철저한 분이었습니다. 한국쪽 화상 쪽에 제가 나왔는데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쥐니까 반응해서 똑같이 따라해주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화상이었지만 잠시나마 마크와 인터랙션을 했다는 점이 너무 기뻤습니다.



마시고 있는 것은 아니나 다를까 핫초콜릿.....


이 날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할지 좀 걱정되기도 했는데 의외로 질문 수준이 매우 높고 날카로워서 놀랐습니다. 깨어난포스가 새로운희망과 지나치게 유사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번 작은 제국의역습과 차별화를 두었는가? 스타워즈 구세대 팬과 신세대 팬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 생각인가? 마크는 오랜만에 스타워즈에 돌아왔는데 과거와 비해서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캐리 피셔와 마지막으로 일했는데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가? 등등 거의 모든 질문이 상당히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가장 별로였던 질문은 라이언 존슨에게 레이와 스노크의 비밀에 대해 알려줄 수 있냐고 한 하나마나한 질문이었는데.... 놀랍게도 여기에 존슨이 암시를 주었습니다.


스노크의 정체에 대해서 스포일러를 당하고 싶지 않은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눈치챘는가?


라이언 존슨 감독의 양말에 섞인 보라색을... 제국의 성립과 몰락을 모두 목격한 자...
윈두는 스노크가 되어 복수를 위해 돌아올 것이다!


by Zannah | 2017/12/08 19:24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7)

코믹콘 델 토로 '에즈라' 사건 (2)




트위터를 통해 제보 받은 사진입니다. 코믹콘 측이 페북 메신저로 해명한 듯 한데 원 출처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번 일은 델 토로가 에즈라여도, 에즈라가 아니어도 코믹콘측이 실수한 겁니다. 전자라면 기밀유출이고 (마지막제다이가 기밀유지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죠) 후자라면 완전히 잘못 안 것이니까요. 따라서 코믹콘 측으로부터 "네! 맞아요, 에즈라 브리저입니다!"라는 답변을 들을 기대는 애초에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답변 내용은 무척 재밌고 흥미롭습니다.

우선 저 한 문장 안에 쓰인 표현들이 생각해보면 하나같이 의미심장합니다. "비공식적으로 거의 확정 분위기", "오해를 불러올 소지", "아직 공식발표를 하지 않은 관계로"라는 표현 모두 하나같이 수상합니다. 그냥 '잘못된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뭔가 착각이 있었습니다' 같은 표현을 썼으면 더 깔끔했을 텐데 말이죠. 자신들의 어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서 자료에 떠넘기는 것이거나, 아니면 뭔가 있거나 둘 중 하나겠죠.

그런데 더더욱 재미난 것은 참고했다는 자료입니다. 다른 뭔가를 들고왔다면 모르겠는데 '하필' 저 자료라서 아주아주 재밌어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바로 이 기사인데요,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타워즈 팬 가설을 다룬 웹진입니다. 읽어보면 델 토로가 에즈라일 수 있다는 내용 뿐 아니라 에즈라가 스노크라느니, 레이의 아빠라느니, 렌 기사단 창시자라느니 하는, 팬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이른바 'Wild Rumor' 수준도 안 되는 추측성 내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근데 제목부터 'Theories'라고 나와 있고 심지어 델 토로에 대한 내용은 아주 일부, 그것도 별 근거도 없는 추측인 글을 가지고 '비공식적으로 확정된 분위기'라는 말이 어떻게 나오나 싶네요.

그런데 더 수상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자, 만약 당신이 코믹콘 페이스북 관리자이고 델 토로가 스타워즈에서 맡게 될 역할에 대해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검색을 해볼 겁니다. 특히 그냥 어디서 들었다, 도 아니고 자료를 참조했다면 말이죠.

네이버, 다음, 구글 등에 '베니치오 델 토로' 혹은 '델 토로'를 검색해보면 스타워즈와 관련된 내용은 거의 뜨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방법은 이름과 함께 '스타워즈'를 검색하는 것이겠죠. 한번 해봅시다.


모든 기사가 '델 토로가 스타워즈에 악역으로 합류'한다는 소식 뿐, 캐릭터가 누구인지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없습니다. 이 정도만 되면 델 토로 캐릭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겠죠.

영문으로 검색해봐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네이버, 다음, 더 나아가 네이트까지도 유의미한 차이는 없기 때문에 굳이 첨부하진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향할 곳은 구글신이겠죠. 구글 역시 한국어로 검색하면 국내 포털과 별반 다를 것 없는 결과가 뜹닌다. 그렇다면 영문으로 검색하면 에즈라와 관련된 기사를 찾을 수 있을까요?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첫 페이지에 뜨는 기사 모두 델 토로의 배역은 아직 모른다는 내용만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오직 인터뷰에 기반해 '악역일 가능성이 있다'가 구체적인 내용의 전부죠. 맨 위에 뜨는 기사는 델 토로의 배역으로 추측하고 있는 다섯 명의 캐릭터를 제시하지만 에즈라는 심지어 그 안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구글 검색결과에 '에즈라'는 두번째 페이지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등장합니다. 심지어 저 사이트는 기사도 아니고 델 토로가 에즈라 아닐까 토론하는 레딧 페이지입니다. 에즈라가 언급된 기사는 세번째 페이지에야 딱 하나 나옵니다. 이건 정상적인 리서치를 했다면 어느 모로 봐도 '비공식적으로 이미 확정된 분위기'라 변명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겁니다.


코믹콘이 참고했다는 자료는 다섯번째 페이지에 가서야 겨우 등장합니다. 즉 이 기사에 도달하기까지 다섯 페이지의 구글 검색 결과에서 '에즈라'가 언급된 것은 단 세 건의 결과밖에 없는데 그걸 참고해서 가져왔다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제가 코믹콘에서 하필 저 기사를 가져온 게 아주 재밌다고 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구글에 'benizio del toro'와 'ezra'를 함께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기사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어제 이미 구글에 몇가지 경우의 수를 돌려봤습니다. 혹시 제가 보지 못한 무슨 소스를 검색했다고 코믹콘 측이 잘못 안 게 아닐까 해서요. 그리고 제 결론은 이전 글에도 썼듯이 "'델 토로'와 '에즈라'를 함께 검색해야 찾을 수 있다" "미리 '에즈라'를 알지 못한다면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코믹콘은 아주 재미있게도 '미리 에즈라를 특정해 검색해야 찾을 수 있는 결과' 중 제일 위에 있는 것을 '확정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는 근거로 사용한 '참고자료'로 가져온 겁니다.

자 다시 시나리오를 써보죠. 만약 코믹콘 측이 델 토로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매우 부주의하게 페북에 유출해버렸다고 봅시다. 팬들이 메시지로 문의를 해옵니다. 담당자 측은 뭔가 잘못됐다 싶어 무마하려고 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 걸 어필하기 위해 구글에 델 토로와 에즈라를 검색합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뜨는 기사를 뙇!


이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코믹콘 측이 '합리적인 선' 안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가정 위에서 하는 추측입니다. 만약 코믹콘 담당자가 에즈라에 대해 이름은 들어봤고 -> 델 토로가 에즈라라는 별로 알려지지도 않은 가설을 어쩌다 들어봤으며 -> 구글에 에즈라를 특정해서 검색을 해서 -> 제목부터 가설이라 되어 있고 근거도 없는 기사를 '비공식적으로 확정된 분위기'라 받아들이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의 연쇄를 거친 게 아니라면, 이건 합리적인 의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그리고...

코믹콘 서울의 주최사인 리드팝은 2009년부터 루카스필름과 파트너쉽 맺고 2010년부터 올해까지 스타워즈 셀레브레이션 주관 대행사죠 ㅋㅋ



근데 정작 제가 델 토로가 에즈라가 아니길 바란다는 건 함정 ㅋㅋ

by Zannah | 2017/02/03 22:14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8)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