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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소개

by Zannah | 2017/12/31 22:24 | Etc. | 트랙백 | 핑백(1) | 덧글(339)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 리뷰+분석 (세계관편)



스포일러 주의!!

...라고는 하지만 이미 볼 사람은 다 봤을 테고 국내 흥행도 폭삭 망해버렸네요... 한국에서 스타워즈가 유독 인기가 없는 이유도 이 참에 다뤄봐야 할 듯..


0. 지난번에 캐릭터들을 살펴본 데 이어 이번에는 로그원의 배경 세계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그러나 기존 영화들로부터 30년이 지난 시점을 바탕으로 한 깨어난포스와는 달리 로그원의 시대는 이미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에피소드4 새로운희망의 직전 이야기다보니 큰 틀에서 할 말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눈길을 끌었던 요소들은 몇가지 있었는데 이들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저항 연합의 상황

저항 연합은 레전드(구EU)에서 보여졌던 묘사와 작은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레전드에서 연합은 찬드릴라의 몬 모스마 / 엘더란의 베일 오르가나 / 코렐리아의 가름 벨 이블리스라는 세 명의 정치인이 '스타킬러' 갈렌 마렉(ㅅㅂ)을 중심으로, '코렐리아 협정'을 통해 결성된 것이었습니다. 스타킬러가 끼어들기 전에도 모스마-오르가나-벨이블리스가 과도내각과 수뇌부를 구성했고, 그 중에서도 모스마가 'Chief of State'로 최고결정권을 행사했죠.

로그원에서도 이 과도내각 설정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작중에서 '평의회'라고 언급된 회의기구는 소설판에서 저항군의 과도내각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실제로 영화에서 전쟁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던 이들은 제국 의원인 동시에 과도내각에서 각 부 장관을 맡고 있는 인물들이었습니다. 몬 모스마 역시 제국의회의 의장과 함께 과도내각의 Chief of State를 겸임하고 있죠. 달라진 점이라면 모스마의 권한이 이전보다 많이 약해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평의회의 만장일치가 없으면 함대를 움직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 이를 시사합니다. 한편 가름 벨 이블리스는 로그원에서 한번도 언급이 안 되었고, 레벨즈에서도 딱히 등장할 기미가 없는 것으로 보아 캐논 설정에서는 사라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티모시 잰이 쓰론 소설을 내면 어떨까!)


2. 쏘우 게레라

게레라는 각본 변경으로 인해 비중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난 글에서도 언급한, '급진주의자'로서의 면모가 별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레라는 연합 결성 초기에는 함께 행동했으나 이후 모종의 이유로 인해 갈라서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진 어소가 16살 때까지 게레라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볼 때, 게레라의 연합 탈퇴는 영화로부터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사건으로 추측됩니다.)

게레라와 연합이 갈라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영화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1) 연합은 무력투쟁과 함께 의회에서의 정치적 투쟁을 병행하고 있지만 게레라는 게릴라 노선만을 고집했기 때문에. 2) 무력 사용에 대한 평의회 의결에 불복.

이유를 이렇게 축소하는 이유는, 사실 저항 연합 내의 무력투쟁 방식이 게레라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게레라가 쓰는 게릴라성 전술은 저항군 역시 사용하는 것이고, 또한 카시안 안도르의 행동과 말을 통해 그 잔인성 또한 별 차이가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안도르는 암살, 비정규전 외에도 입을 막기 위해 정보원을 죽인다든가, 같은 편을 쏴죽인다든가 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모스마와 오르가나의 입장 역시 위 두가지를 제외하고는 게레라와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은하계를 대표하는 평화로운 행성들인 찬드릴리와 엘더란을 대표하는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평의회에서는 전쟁을 지지하는 눈치를 보이죠. 오르가나가 "엘더란으로 돌아가 더 이상 평화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게레라에 대해 말할 때 모스마가 드레이븐 장군과 나누는 미묘한 눈빛과, 이와 대조되는 라두스 제독의 출정 소식에 살짝 웃는 모습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쏘우 게레라는 포레스트 휘태커가 연기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레벨즈에서 다시 등장할 것이라 하니 그쪽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아, 카시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얘를 연합에 데려온 게 풀크럼이라고 하더군요... 호오.


3. 하이퍼스페이스

깨어난포스에서 스타킬러 돌진 장면과 함께 또 한번 설정덕후들을 울렸습니다....

예고편에서부터 제다가 데스스타의 공격을 받고 여기서 하이퍼스페이스로 도망가는 U윙의 모습이 나와서 불안하게 만들었는데 정말 그대로 나와버렸습니다... 심지어 그 다음 장면에서 행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처럼 날아가는 U윙 장면으로 확인사살까지...

데스스타가 제다를 완전히 파괴해버렸다 하더라도 하이퍼스페이스를 타는 것은 영 찝찝할 텐데 심지어 그저 도시 하나 날아가고 행성 자체는 거의 멀쩡함에도 대기권 내에서 바로 돌입하는 바람에 대기권 내 하이퍼스페이스 돌입을 영화에서 대놓고 보여주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럴거면 앞으로 왜 행성 내에서 그냥 도망가버리지 굳이 궤도 밖으로까지 나가야 하냐고 하면 어쩔 건지... 하아....


4. 휠 족의 수호자들

로그원에서 세계관 설정 면으로 던져진 가장 큰 떡밥은 제다, 그리고 로그원 팀에 합류하는 두 명의 '휠 족의 수호자들'입니다. 우선 제다 행성에은 예고편에서부터 등장해 화제가 됐던, 누가 봐도 제다이로 보이는 석상의 폐허가 있습니다. 설정집에서는 직접 제다를 제다이의 기원지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추측되고 있다'는 애매한 표현을 썼습니다. EU가 레전드로 전환되기 전 마지막까지 연재하던 시리즈가 바로 제다이의 기원을 밝히는 'Dawn of the Jedi'였는데, 과연 캐논에서는 그 기원을 더욱 빨리 보여줄까 기대됩니다.

휠 족.... 네, 스타워즈 어느정도 판 사람들은 다들 이 이름 듣고 깜짝 놀랐을 겁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 사운드트랙 제목들 중 있는 이 이름을 보고 진짜 온갖 상상이 다 떠올랐었죠. 그 와중에 '로그원 팀 = 렌의 기사단' 가설까지 보면서 휠 족이 끼면 그럴싸 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뭐 완벽한 몰살엔딩으로 끝나면서 이 가설까지 다룰 필요는 없어진 것 같습니다.

휠 족은 과거에 '스타워즈의 금기들'을 다루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로그원 개봉 이후 여러 웹진들이 소개하고 있듯이, 휠 족은 원래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초기구상에 등장하는 이름이었습니다. 스타워즈는 야빈 전투로부터 100여 년 후, 은하계의 사건들을 기록하는 휠이라는 종족이 R2-D2의 도움을 받아 재구성한 '옛날 이야기'라는 게 원래 컨셉이었죠. 이 설정은 금방 폐기됐지만 그 흔적은 여전히 모든 스타워즈 영화 인트로에 나오는 "오래 전 머나먼 은하계에서는..."이라는 문구로 남아 있습니다.

이후 휠은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다루는 것이 어째선지 금기되어왔습니다. 오직 조지 루카스 자신만이 직접 휠 족에 대해 말할 수 있었죠. 이 이름이 재등장한 것은 10여 년 전, 콰이곤이 영생의 비밀을 휠 족의 샤먼으로부터 배웠다는 설정이 나오면서였습니다. 그러나 그 뿐이었고, 루카스는 더 이상 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조짐은 디즈니에 전권이 넘어간 후에 나타났습니다. 깨어난포스 소설판의 도입부에 '저널 오브 휠', 그러니까 루카스가 40여 년 전에 구상했던 그 이름이 공식 소설에 쓰인 것입니다. 바로 다음 구절입니다:


먼저 낮이 오고
이어서 밤이 온다.
어둠이 물러간 후에
빛이 내려온다.
말해지길, 그 차이는
오직 제다이의 단련된 눈으로
회색의 결의를 통해서만
올바르게 인도될 수 있다.

- 휠의 저널, 7:477


이 구절만으로도 진짜 엄청난 떡밥이긴 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언젠가 다룰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어쨌든 이렇게 캐논 세계관이 들어오자마자 휠이 튀어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영화인 로그원에 들어서는 드디어 영화에서도 직접적인 언급이 이루어졌죠.

물론 치룻 임웨와 베이즈 맬버스 둘에 대한 자세한 설정은 아직 영화에서 풀어낸 것 이상으로 많지는 않습니다. 5월에 둘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 나오기는 하지만 청소년 소설이라 구체적 내용은 별로 기대할 수 없고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단지 제다에 휠 족의 사원이 있고, 무슨 이유에선지 이들은 카이버 크리스탈을 굉장히 신성하게 여기는 듯 하다는 것, 그리고 제다이가 말하는 포스에 대한 관점과 이들의 관점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베이즈는 포스와 별 인연이 없는 것처럼 나오니 이에 대해서는 덮어두고 치룻에 대해서 조금 더 말하자면, 이 캐릭터가 과연 포스 센서티브인지 아닌지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사실 영화에서 웬만큼 암시가 되고 있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이견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을 몇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일단 진의 카이버 크리스탈을 알아챈 것은 카이버 크리스탈 자체에 있는 공명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치룻의 지팡이 끝에 역시 카이버 크리스탈이 들어 있는데 카이버 크리스탈은 가까이 있으면 공명을 하고 치룻은 이를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좀 이상한 게, 일단 공명을 느끼는 것이 포스를 통해 가능하다는 설명도 가능한 한편(왜냐면 진은 느끼지 못했으므로), 지금까지 라이트세이버에 주구장창 쓰인 카이버 크리스탈의 공명에 대해 어째서 제다이들은 전혀 느끼는 기색이 없는가, 그리고 심지어 데스스타에는 막대한 양의 크리스탈이 쓰였는데 그건 공명을 하지 않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휠 족이 카이버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치룻은 그 느낌을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훈련받았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치룻은 카시안이 갤런을 죽이러 갈 때 그의 주변의 포스가 '어두워진' 것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무협에서 나오는 '살기' 비슷한 느낌인데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그런 힘은 모두 포스로 이어지므로 치룻은 포스 센서티브가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님인 치룻이 전투가 가능한 것은 청각을 극도로 끌어올리도록 수련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이 부분은 묘사가 되었죠. 그러나 동시에 카이버 크리스탈의 도움을 받는다는 언급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장면은 치룻이 죽기 직전, 마스터스위치를 작동시키기 위해 걸어갈 때 데스트루퍼들의 포화를 전혀 맞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상한 주문을 외우며 걸어가는 장면에서 스타워즈 팬들이 아닌 사람들은 많이들 웃던데, 사실 그 장면이야말로 포스의 성질을 굉장히 잘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역시 예전 글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스타워즈 세계에서 '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벤 케노비의 대사에서 나오듯이, 실제로는 포스의 작용입니다. 이 세계의 거의 모든 생명체는 포스와 맞닿아 있고, 어느정도는 자신의 의지를 포스에 투영하고 있으며, 포스 유저는 단지 그 '의지의 투영'이 일반인보다 훨씬 강해서 포스 자체를 왜곡할 수 있는 이들인 것이죠. 포화 속을 걸어가면서도 무사한 것이 '운'이라고 한다면 그 역시 포스에 자신의 의지를 투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정리하자면 치룻 임웨는 제다이 수준의 포스 유저는 아니지만 포스를 느끼고 제한적으로나마 자신의 의지를 반영시킬 수 있는 포스 센서티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다와 휠 족 이야기를 하다보니 치룻 임웨 얘기로 넘어왔는데, 사실 밝혀진 게 너무 없다보니 더 할 말은 없습니다. 추측만 가능할 뿐이죠.


아무튼 제다는 굉장히 흥미로운 떡밥임에 틀림없습니다. 예루살렘을 모티브로 만든 장소답게 이 곳에는 똑같이 포스를 믿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믿는 여러 '종교'들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당장 이 제국 로얄가드를 연상시키는 이들 역시 치룻과 베이즈와는 또 다른 종교를 믿는 단체라고 하더군요. 앞으로 이 위성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주목됩니다.


힘들어서 오늘은 여기까지...


by Zannah | 2017/01/05 21:58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3)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 리뷰+분석 (캐릭터편)


작년 깨어난포스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관람 회차가 쌓이고 다양한 반응들을 추합한 후 최종 리뷰를 하기에 앞서 먼저 토픽 별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로그원의 캐릭터들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실망적이었습니다. 물론 개개인을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모아놓고 봤을 때 평면적인 캐릭터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또한 대사 처리에서도 영화에 필요한 스파이스가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점은 산만한 초반 전개와 어우러져 중반이 넘어가서야 캐릭터 파악이 가능하게 만드는 단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당연히 스포일러가 충만하므로 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은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1. 진 어소

티저 트레일러에서 "This is a rebellion isn't it? I rebel"이란 대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진 어소는 그 때 이후 각본에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후 나온 트레일러들에서 티저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당시와 캐릭터 자체가 너무나 달라졌죠. 그리고 그 결과 이야기의 주인공임에도 캐릭터의 내면에 대해서 별로 말할 것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첫 컨셉이었던 한 명의 무법자에서 저항군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희미해졌고 '범죄자'로서의 인상도 약해졌습니다.

재촬영 이전 나왔던 이야기는 진 어소가 반군의 대의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단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일시적으로 협력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는 극초반에 나오는 한두번의 위험해보이는 모습과 쏘우 게레라와의 대화에서 그 흔적이 묻어나지만, 아버지의 메시지를 접한 후의 행보는 너무나 모범적이고 희망적인 저항군 그 자체입니다. 이 점이 영화 전반의 톤을 밝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목줄을 한 야수 같은 느낌이 마음에 들었기에 진 어소의 캐릭터 변화는 상당히 아쉽습니다.


2. 카시안 앤도르

주연급들 중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남주인공인 카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진 어소보다도 내면의 갈등과 고뇌가 (그나마)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카시안이 흥미로운 것은 이전까지 스타워즈의 저항군 이미지와 굉장히 다른 모습들을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스타워즈는 다들 아시다시피 선악구도가 매우 극명하게 갈려 있는 영화고, 저항군은 그 안에서 절대적 선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카시안은 그 구분에 균열을 가합니다. 초반부에서 그가 보여주는 냉혹한 모습들, 예를 들어 카프린에서 정보원을 다독이는 척 하면서 쏴죽이는 모습, 탱크 옆에 숨어있는 진을 구하기 위해 수류탄을 던지는 게레라의 반군을 쏴죽이는 장면은 적잖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저항군 특수부대원들과 함께 나타나서 하는 고백, "우리는 몹쓸 짓을 많이 저질렀어"라 말한 것은 저항군이 이 전쟁을 치루며 정말 '착하게만' 싸우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로그원의 '전쟁영화로서의' 기획을 잘 나타내고 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 자체가 '전쟁영화'로서 어땠는지는 의문이 가지만요.


3. 치룻 임웨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견자단의 캐릭터 치룻입니다. 수도승 이미지로 알고 있었는데 처음에 길거리에서 무슨 메이더포스비위드유를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 톤으로 말하다가 진을 불러놓고 "얼굴 빛에 조상님의 은덕이 서려있네요" 식으로 말하는 걸 보고 사이비 종교인에 가깝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치룻은 이 영화의 돋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말 끝마다 너무 '포스'를 붙여서 제가 다 민망해질 정도입니다. 특히 포스를 언급하는 몇몇 장면은 그냥 괜히 저 대사를 넣고 싶어서 억지로 끼워넣은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맥락에도 안 맞습니다.

그래도 견자단은 확실히 매력 있었습니다. 게레라의 감옥에서의 씬은 재밌었고 장님 캐릭터로서 눈은 다른 데를 바라보면서 적을 상대하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어서 아쉽긴 했지만 봉을 이용한 액션 역시 좋았습니다. 대사가 다소 폭주했던 것이 아쉬운 캐릭터입니다.


4. 베이즈 맬버스

로그원 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견자단과 함께 중국 배우인 강문이 열연했는데, 오리엔탈 뽕이 남아있는 치룻과는 반대로 단 1의 동양인 스테리오타입도 없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사전정보가 없었다면 중국인 배우인지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사용하는 무기도 굉장히 강렬해서 오히려 치룻보다 더 강렬한 액션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베이즈는 과묵하고 시니컬한 캐릭터를 맡아 다소 수다스러운 치룻의 폭주를 잘 잡아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은 계속 알투디투와 쓰리피오 콤비를 연상시켰습니다.

치룻과 베이즈의 정체가 충격적이었는데 바로 Guardians of the Whills... -_-;;; OST에서 저 이름을 보고 깜놀했는데 진짜 루카스필름 뭘 생각하고 있는 건지... 한편으로는 이 둘이 동양인이라는 점과 제다에서 동양인 캐릭터들이 많이 보였다는 점 때문에 휠 족을 동양인 모습으로 설정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아직 밝혀진 정보가 없으므로 앞으로 주시해야 할 캐릭터들이라 봅니다.


5. 보디 록

얘는 원래 팀에서 호호헤헤를 담당해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일행 전원이 호호헤헤가 되어버리면서 캐릭터 특색이 사라져버렸습니다. -_-);; 과거에 뭔가 나쁜 짓들을 했으나 갤런의 조언으로 깨달음을 얻고 그에게 협력하게 된 것 같은데 이런 부분들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의 미모는 좋았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그 존재감이 너무나 옅어졌습니다.


6. K-2SO

단독 개그캐였던 자자 빙크스가 왜 망했는지를 보여주는 캐릭터 아닌가 합니다. 알투디투와 쓰리피오, 치룻과 베이즈가 각각 수다와 시니컬이라는 상반된 역할을 맡아 서로에게 태클을 걸며 폭주를 막는 데 비해 자자는 혼자 미친듯이 떠들고 깽판을 치다가 망해버렸죠. 케이투소는 '시니컬한 수다'를 맡음으로써 개그 캐릭터의 균형을 적절하게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뭔 전술 분석 드로이드가 힘이 이리 센 건지... 사방에 굴러다니는 게 드로이드인데 왜 주인공 팀만 들어오면 초강력이 되는 건지 미스테리합니다.


7. 오손 크레닉

크레닉 국장은 최고였습니다! 로그원의 모든 캐릭터들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캐릭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스타즈>의 한스 란다 대령 같은 여유 있고 유머러스한 모습과, 가끔씩 튀어나오는 이와 상반되는 히스테릭한 모습, 권력에 대한 야망과 상관 앞에서 보여주는 미묘한 감정들이 벤 멘델슨의 열연으로 잘 드러났습니다. 특히 데스스타의 첫 기동을 보며 애써 웃음을 참는 얼굴과 자신을 얕잡아봤던 타킨에게 어깨빵을 놓고 지나가는 모습은 최고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레닉의 캐릭터성은 갤런 어소와 좋은 화학작용을 보일 것 같습니다. 아직 <카탈리스트> 소설을 안 읽어봤는데 로그원 중간에 나오던 과거회상, 코루스칸트에 있는 어소의 집에서 놀고 있는 장면을 보니 이 소설은 꼭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8. 갤런 어소

갤런 자체만 놓고 보면 재미 없는 착한 캐릭터인데 크레닉과 함께 하면서 보기 즐거운 콤비가 되었습니다. 매즈 미켈슨은 좀 더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등장이 짧아서 놀랐습니다. 근데 이 사람은 진심 그 조그마한 구멍에 폭탄을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데스스타를 설계한 걸까... -_-;;;


9. 쏘우 게레라

역시 포레스트 휘테커 불러놓고 겨우 이 정도만 찍은 건가 놀란 캐릭터였습니다. 깨포에서도 막스 폰 시도프 같은 대배우를 불러놓고 몇분만에 순삭해버렸는데 다음 희생양은 누가 될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그래도 역시 휘테커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보디 록을 심문할 때 보여준 그 편집증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의 쏘우는 정말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간 좇된다는 느낌의 압도감을 보여주었죠. 임모탄 조 마냥 뭔가 마스크로 빨아대는 장면도 강렬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진과 만난 후로는 이 아저씨도 아주 유한 모습을 보여줘서 실망했습니다. 재회 후에도 다소 파라노이드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건 진이 어휴 이 노망난 노친네란 표정으로 해명하니까 바로 받아들여버려서...

게레라 역시 진처럼 각본에 상당한 수정이 가해진 캐릭터로 보입니다. 특히 그가 티져에서 했던 인상깊었던 대사는 어떤 반전을 암시했지만 그건 완전히 잘려나가버렸고, 원래는 데스스타의 존재를 알고 있는 진이 협력을 구하러 오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데스스타를 알게 해주는 연결고리 역할로 축소되었습니다.

이런 축소와 함께 나타난 문제점이 있는데, 바로 작중 계속 강조하는 것과 같은 '극단론자'로서의 모습이 매우 옅어졌다는 겁니다. 게레라의 급진성을 나타내는 것은 제다 시티에서의 게릴라전, 보디 록에 대한 심문 정도가 있는데 사실 카시안 앤도르가 더 나쁜 놈이라서...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0. 몬 모스마 & 베일 오르가나

모스마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트레일러를 통해 잘 알려져 있었지만 오르가나는 뜬금없이 등장해서 놀랐습니다. 근데 이 때 오르가나가 어둠 속에서 말없이 튀어나오는 것을 클로즈업 하는데 아무 설명도 없어서 팬이 아닌 사람들은 몹시 어리둥절했을 듯...

모스마는 시스의복수 삭제장면에서도 연기를 했던 제네비브 오라일리가 그대로 나왔는데, 10년 전 얼굴과 하나도 바뀐 게 없는 동안이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작중에서 19년이 흘렀는데... 이렇게 되면 작중 3년 뒤인 제다이의귀환에서 폭삭 늙어버리는 게 좀 이상해져버리네요. 뭐 거의 아테나 같은 느낌으로 묘사되는 모스마의 캐릭터성을 생각해보면 납득 하지 못할 것도 아니지만.

한편 오르가나 역시 시스의복수에서 출연한 지미 스미츠가 다시 한번 등장했습니다. 베일 오르가나의 공화국 시절 모습은 강인하긴 하지만 부드러움이 얼굴에서 드러나는 인상이었는데 로그원에서는 무슨 해적 두목 같은 느낌을 줍니다. 19년동안 제국과 양지와 음지에서 계속 싸워온 인물로서 적절한 인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베일은 반가운 이름을 한 장면에서 셋이나 언급했는데 바로 (암시로만 나오지만) 오비완 케노비, 레아 공주, 안틸레스 함장이었습니다.

이 둘은 정치 투쟁을 하면서 내심 무력 투쟁을 바라는 입장과, 평의회의 수장으로서 평의회의 원칙을 어쩔 수 없이 고수하는 복합적 심정이 표정을 통해 살짝 살짝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라일리의 표정 연기에서 이런 미묘한 감정이 계속 드러나서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11. 윌허프 타킨

만약 타킨이 로그원에 나온다면 역시 시스의복수에 등장했던 웨인 파이그램이 연기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풀CG 캐릭터(연기는 가이 헨리)로 등장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조금은 어색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요즘 CG 기술력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복원을 위해 오리지널 배우인 피터 쿠싱의 가족들이 디테일들을 많이 도와줬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표정에 억양 하나하나까지 거의 완벽하게 복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다가 나와도 잠깐만 까메오로 등장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분량이 의외로 많아서, 이 기술이 앞으로도 자주 쓰이게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12. 다스 베이더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로그원에서 베이더의 모습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습니다. 베이더가 없었으면 로그원에 대한 평가는 지금보다 훨씬 박해졌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로 결말 부분에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크레닉과의 대화 이후 로그원 일당이 거의 모두 사망할 때까지도 재등장이 없어서 이대로 끝나는 걸까 하던 순간에 데바스테이터를 타고 나타나서 저항군 함대를 괴멸시켜버렸죠. 그래도 라이트세이버는 마지막까지 뽑지 않을까 하던 순간 갑자기 영화를 공포영화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처음 볼 때 베이더 액션씬에서 온몸이 막 떨리고 호흡곤란까지 왔습니다;;; 베이더가 '공포의 군주'라 불리는 이유를 확실하게 각인시킨 장면이었습니다.

다스 베이더의 아머는 새로운희망의 고증을 살린 버전으로 새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안구 렌즈가 빨간색이고 토르소 부분 디자인도 살짝 다릅니다. 그런데 목 보호대가 너무 커서 머리가 대두로 보이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새로운희망을 다시 봐도 딱히 저렇게 만들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네요. 목소리는 오리지널 베이더인 제임스 얼 존스 옹이 연기하셨는데, 레벨즈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연로하셔서 그런지 목소리의 힘이 과거보다 떨어지셔서 안타까웠습니다.

베이더의 성이 짧게 나왔는데 트레일러에서 무릎을 꿇던 인물은 우리가 추측했던 그 누구도 아닌 바니에라는 이름의 신캐릭터였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집사 역할을 하는 다크 어콜라이트 정도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근데 베이더 이 놈은 용암에서 하이그라운드 씨에게 당해 데어서 그 모양 그 꼴이 되었는데도 무슨 무스타파 용암폭포 위에 성을 지어놨어 했는데 알고 보니 팰퍼틴이 강제로 거기 살라고 명령했다고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팰퍼틴 악취미 알아줘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베이더의 성은 구 EU에서는 브쥰 행성에 있는 바스트 캐슬이었는데 캐논에서는 무스타파에 위치하게 됐습니다.

아무튼 아버님 진짜 최고... 이 후반부만 다시 보러 극장 가고 싶을 정도...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13. 레아

레아 역시 CG로 복원되었습니다. 그런데 하... 진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네요. 바로 그 레아로 마무리되는 영화가 개봉하는 날에 배우가 사망하다니... 원래대로였다면 '우와아아앜' 하면서 끝났을 영화가 이제는 복잡한 여운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베이더와 함께 마지막 5분을 명장면으로 만들어주었고, 또한 '희망'이라는 대사로 새로운희망으로 가는 교두보로서 로그원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카메오 출연한 다른 캐릭터들도 이야기 해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네요.
다음에는 세계관 리뷰로 찾아오겠습니다.

by Zannah | 2016/12/30 17:31 | 별들의 전쟁 | 트랙백(1) | 덧글(11)

(무스포)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 간략 감상




0. 간밤에 캐리 피셔의 비보를 접하고 밤새 술 퍼먹다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봤습니다.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네요.

1. 국내에서 캐치프레이즈를 "인생 첫 스타워즈"로 잡았고 저 역시 로그원은 스타워즈를 전혀 안 본 사람이 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핀오프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정말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2. 물론 스타워즈를 모르는 상태에서 봐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영화의 일부밖에 즐기지 못합니다.

3. 팬서비스용 인물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데 거의 전부가 그냥 툭 던져집니다. "너네 얘가 누군지 알지? 보니까 좋아 죽겠지?" 이런 식으로.

4. 초반부 연출이 너무 산만합니다. 너무 휙휙 돌아가는 탓에 누가 뭐하는 애인지, 지금 상황이 뭔지 파악하는 게 정신사납습니다. 별 의미 없이 던져지는 듯한 대사들도 많았습니다. 이 영화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건 당신이 스타워즈를 잘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영화의 장면배치와 설명력의 한계 때문입니다.

5. 본격적인 스타워즈 전쟁영화를 표방하고 나왔지만 그 부분은 딱히... 차라리 클론의습격이 더 전쟁 같아요. 그닥 처절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6. 제국군 최고!

7. 스타워즈에서 인형뽑기 데이트를 볼 줄이야.

8. 마지막 부분은 거의 괴수영화의 느낌.. 가렛 에드워즈는 스타워즈를 만든 것인가 고지라를 만든 것인가.

9. 그래도 팬들이라면 환호하며 볼 수밖에 없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많았고 매우 재밌게 봤습니다.

10. 나머지는 재관람 후 생각이 정리되는대로 스포일러 있는 리뷰로.

by Zannah | 2016/12/28 14:22 | 별들의 전쟁 | 트랙백(1) | 덧글(8)

Bye bye Princess Leia




1956 - 2016



아..... 지금 제정신이 아닙니다......

by Zannah | 2016/12/28 03:00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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