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왜 자자 빙크스를 싫어하는가



영화 역사상 스타워즈의 자자 빙크스 만큼 미움을 받은 캐릭터도 참 드문 것 같습니다. 보통 정말로 나쁜 악당들은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산하여 팬층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 완전 찌질해서 싫은 캐릭터들은 정말 '너무나' 찌질해서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자자는 무려 '스타워즈'라는 세계적인 빅 타이틀에서 그 존재를 각인시켰기 때문에 묻혀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카리스마 날리는 악당도 아닙니다.

자자에 대한 미국 팬들의 반응은 '별로다' 정도로 끝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그들 (적어도 그들 중 대다수는) 자자를 정말로 혐오하고 증오합니다. 그들이 에피소드3에서 원했던 것은 아나킨의 손에 처참하게 썰려나가는 자자였고, 실제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서명운동까지 벌이기도 했죠. 물론 정작 영화가 나왔을 때 자자는 잘 살아있었고, 이후에도 제국을 위해 봉사하며 가정을 꾸리고 잘 사는 걸로 되어있습니다만... 에피소드1이 개봉한 이래로 자자는 미국 팬들이 '혐오'의 대명사로 쓰는 캐릭터로 남아있습니다,

각설하고, 미국 팬들의 이런 반응은 한국 팬들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좀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자가 좀 하는 짓이 유별나고, 징그럽게 생긴 것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만, 일단 근본적으론 착한 캐릭터인데 왜 저렇게까지 미워하는 것일까. 자자가 개그랍시고 하는 짓들이 다 썰렁하기 그지없지만, 그렇다고 찢어죽이고 싶어할 정도는 아닌데..

미국인들이 자자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신화에 '먹칠'을 해놨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워즈가 무엇입니까. 현재 성인인 모든 미국인들이 어릴 때 보고 자란 전설적인 영화 작품입니다. 스타워즈는 단순히 영화를 뛰어넘어 시대를,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죠. 그런 위대한 작품에 자자라는, 재미 하나 없고, 품행은 방정 그 자체이며, 징그럽기까지 한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은 그들로선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외국 포럼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자자가 스타워즈 전체에 똥칠을 해놨다'고 주장하고 다니는 이들을 가끔 볼 수 있는 건, 이를 증명해주는 듯 합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자자는 다스 베이더, 라이트세이버, 포스, 제다이, 데스스타와 함께 스타워즈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C-3PO와 R2-D2를 대체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캐릭터라는데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1에서는 상대적으로 R2와 3PO의 활약이 후반부에나 등장할 수 있었고, 그나마도 R2와 3PO 콤비 플레이는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클래식 트릴로지에서 개그 캐릭터 역할을 했던 등장인물이 하나 필요했죠. 그렇게 만들어진게 자자입니다. 하지만 그가 하는 모든 짓은 '썰렁함' 그 자체였으며, 3PO와 R2의 명성에 따라오기는 커녕, 그들을 대체하려 만들어졌다는 것 만으로도 이름에 먹칠을 하는 짓이었죠.

한편으로는 이런 말도 있습니다. 자자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 분이 흑인 게이라서 미국인들 (아마 백인팬들이겠죠)이 그토록 싫어하는 것이라고.

흠..... 이분입니다만, 저로서는 자자 빙크스에 대한 공격이 엉뚱하게 배우에게 쏟아져 들어온 경우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랄까, 아저씨 섹시하네요 항가항가) 미국인이라도 흑인 게이를 모두 싫어하는 것은 아닐테니, 그냥 자자의 캐릭터 자체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자자 빙크스를 창조한 조지 루카스 감독은 자자를 팬들을 향한 일종의 '항의표시'로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지 루카스는 그 특유의 똥고집으로 유명한데, 자신이 나름 야심차게 만든 캐릭터를 팬들이 싫다고 내보내지 않는 것은 그가 팬들에게 굴복하는 일이 되겠죠. 그 때문에 루카스는 에피1 이후 나온 프리퀄 트릴로지에서 지속적으로 자자를 등장시켰습니다. 게다가 에피소드2에서는 팰퍼틴에게 비상 신임권을 쥐어주어, 공화국의 몰락과 제다이의 전멸에 대한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시키는 캐릭터로 등장시키기도 했죠. 이후 제국이 설립된 이후에도 가정 꾸리고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는 설정이 만들어진 것도, 팬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루카스의 똥고집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by Zannah | 2008/04/25 18:35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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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8/04/25 20:37
제가 볼 때도 개그를 해도 3PO 같은 경우는 이놈이 완전 바보이기 때문에 벌
이는 진짜 개그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자자는 뭔가 "인위적" 이라는 생각이 들
었습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4/25 21:37
한국인인 제가 봐도 자자의 개그는 아동용 디즈니 만화의 캐릭터만 못했던 것 같습니다. 상당히 거슬렸어요.
Commented by argon at 2008/04/26 00:11
아무 생각 없다가도 이 글 읽으니 괜히 마음이 짠해옵니다.. 불쌍한 우리 자자.. (;;)
Commented by 4mysoUl at 2008/04/26 00:49
와우 ^_^ 우연찮게 들어왓다가

글 다읽고 갑니다

자자....가끔 미국문화 참 이해가 안되요

개방적인듯하면서(갑자기 소고기 생각나네)

은근히 막힌듯.



양키식 왕따를 보면 이해되는듯해요
킹과 퀸은 인정해도 주위애들 조건안되면
찌질이 취급하고...

불쌍하네요..자자...
Commented by ㅊㅇㅊㅇ at 2008/04/26 01:42
지못미 자자..자자러가자.잘자 자자.
Commented by acid at 2008/04/26 12:11
스타워즈 에피소드1은 영화 역사상 최초로 '관객 편집판'이라는 해적판이 만들어졌는데 내용은 모든 자자빙스 출연 장면을 삭제한 것이었습니다. 토렌토 돌려보면 어딘가 있을텐데... ^^
Commented by leecheie at 2008/04/26 12:29
자자라는 캐릭터 자체는 참 좋아하는데 말이죠 ;ㅅ;
Commented by 월광토끼 at 2008/04/27 02:35
벅스버니의 목을 비틀고 마구 차고 밟고 때리고 찢고 그냥 죽여패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일거라 생각합니다 -_-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4/27 12:09
사실 클래식 3부작의 진정한 개그캐릭터는 한솔로였는데 거기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어서 더 심심했죠... 쟈쟈 혼자서 삼피오 알투 한솔로의 위대한 개그트리오를 감당하기란 힘들었을 겁니다. (애초에 캐릭터 컨셉 자체가 나머지 애들과 너무 따로 논다는 느낌도 컸고요)

그래도 나름대로 공화국 멸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대놓고 미워할' 이유를 만들어준 것이니 룩하스 아저씨도 할만큼은 한게 아닐까요.
Commented by 산왕 at 2008/07/14 00:29
저도 싫어하긴 합니다만; 저런 이유로 싫어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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