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요즘 일본, 미국 할 것 없이 한창 떡밥 날리기가 유행이자 흥행의 성공요소로 꼽히고 있죠. 미드 쪽에서는 로스트가 그 무시무시한 떡밥들로 J. J. 아브라함스를 '떡밥의 귀제' 자리에 올려놓았고, 일본에서는 코드기어스가 매화 매화 사람 미치게 만드는 반전과 떡밥으로 무장해서 여러 사람들을 패닉에 빠뜨렸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미국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클론전쟁 애니메이션엔 떡밥이란게 없습니다. 이건 CPL Min님 이글루에서도 지적된 것인데, 애니메이션 자체는 재미있긴 하지만 각 에피소드 사이에 유기적인 연결고리가 별로 많지 않고, 있더라도 떡밥 같은게 아니라 멀레버런스호 같은 갈등 자체로 나타나는 고전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4화에서 드디어 뭔가가 나왔습니다. 멀레버런스의 침몰 사건이 일어나고, 책임자인 그리보우스 장군이 두쿠 백작의 통신을 받는 장면이었죠.





이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리보우스가 아무리 저돌적이고 자기 멋대로인 놈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한번도 두쿠 백작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는데 있습니다. 그 그리보우스가 유일하게 자세를 낮추는 존재인 두쿠 백작의 통신을 마음대로 끊어버리는 무례한 행동을 보인 것이죠. 전 순간 예상했습니다.'이건 매가톤급 떡밥이다!!' (여기서부터 망상 전개)

그러니까 그리보우스는 여기서 혼자 패주해서 어딘가로 숨어들어가고, 장군이 없는 사이에 벤트리스가 지휘를 해서 루미나라를 곤경에 빠뜨리며, 나중에 킷 피스토가 제자를 데리고 그리보우스가 숨어있는 기지를 습격해서 화려한 양날 검술로 그리보우스를 발라놓고 있는데 갑자기 두쿠가 나타나서 구해주는 거 아니야?! 그래서 그리보우스가 두쿠에게 잘못했다고 하고 두쿠가 기회를 또 주는거 아니야?! 그렇다면 그리보우스 vs 킷 피스토 대결 말고도 두쿠 vs 킷 피스토 대결까지 성사되는건데!!!! 아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조쿠나 ㅠㅠㅠ >_<



근데 바로 다음화인 5편에서는...









...서, 설마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어!'라는 낚시를 하기 위해 던진 떡밥이었던 것인가?
암튼 옆동네 섬나라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이 나중에 알고보니 떡밥이었다는 게 밝혀질 정도인데 저 인간들은 대놓고 떡밥인 것도 쓰지 않고 있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