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전쟁 16화 리뷰 - 클론이 배신을?

<동방클론신기>


어떻게 된건지 항상 1주일씩이나 늦게 리뷰를 올리게 되네요... 이번 16화는 예고편이 나올 때부터 상당히 충격적인 에피소드였습니다. 절대복종이 특징이다 못해 거의 정체성에 가까울 정도인 클론이 배신을 하고, 이를 스스로도 잘 알고 있고, 심지어는 분리주의연합을 위해 치밀하게 첩자 노릇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죠. 과거 모든 클론 전쟁기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클론의 모습은 절대복종 그 자체였거든요. 이 때문에 자신의 상관을 아무렇지도 않게 쏴죽이는 오더66도 있을 수 있었던 것이고요.

아시다시피 클론들은 장고 펫의 유전자를 개조해서 만들어진 녀석들입니다. 개조 될 때 이런 저런 수정을 거쳤는데, 지구력, 순발력 강화 및 성장촉진 (한국에서는 '성장촉진제를 맞아서'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유전자 단계부터 수정이 있었던 겁니다) 등 신체적인 요소 외에도 명령에 대한 절대 복종을 클론의 선천적인 캐릭터리스틱으로 삽입하는 것이 있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클론이 명령을 무시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죠.

물론 ARC트루퍼나 코만도 같은 특수분과는 정신적인 면에서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받았기에, 경험이 쌓이고 쌓여 자의식이 강해진 경우에는 일부 명령을 '보류'하는 극단적으로 드문 케이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거부'가 아닌 '보류'였을 뿐이고, 배신 같은 극단적인 경우는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화에서 배신을 하는 슬릭의 경우에는 그저 일반적인 클론이었을 뿐입니다. 애초에 -자아로 이어지는- 창의력에 틈새가 많지 않다는 것이죠. 그럼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제작진은 이에 대해 간단하게 '장고 펫의 유전자가 너무 많이 남아있었다'라는 언급만을 할 뿐입니다. 결국에는 유전자상의 결함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카미노에서는 10년동안 클론들을 관리하면서 이런 성격상의 중대한 결함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일까요? 유전자에 불량이 있는 클론이 나타났다면 다른 클론들 중에서도 비슷한 케이스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애초에 캐릭터들이 '클론의 배신'이라는 개념에 대해 너무 태연하게 행동하는 것 아닙니까?

뭐 이런 건 별로 중요한게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제작진 입장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클론들 중 자유를 깨달은 이는 다른 클론을 어떻게 생각할까?'였으니까요. 이미 이런 예는 스타워즈에서 등장한 바 있습니다. 한국에도 번역되어 나온 <클론워즈 어드벤처> 4권 마지막 에피소드인 <주어진 길> 편에 등장하는, 자유를 찾은 드로이드의 얘기지요. 슬릭과 그 드로이드는 결함으로 인해 속박에서 벗어났다는 것과, 자유를 위해 이전에 자신과 함께 싸웠던 동료들과 갈등을 겪는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클론이 "니들은 모두 제다이가 부리는 노예야. 난 자유를 찾아 떠날꺼야. 하하하하하" 하는 점에서 아무래도 카렌 트래비스의 향취가 짙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이번 에피소드는 카렌보다는 아이로봇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카렌 계열이라고 보기에는 제다이들에 대한 적의라던가, 다른 클론들에 대한 병적일 정도의 집착이 상당히 적었거든요. 현재 제작진들의 취하고 있는 여러가지 태도를 봤을 때, 역시 고전 SF쪽에서 모티프들을 많이 따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스타워즈의 클론과 드로이드의 전쟁은 그 자체만으로도 고유한 여러가지 사유가 가능하지만 말이죠. 스타워즈가 아무래도 저연령 취향으로 많이 나가다 보니까 그런 류의 사유가 적다는게 좀 아쉽습니다. 아, 물론 카렌 트래비스가 스스로 그쪽으로 나가겠다고 자처하고 나섰지만 그건 좀 많이 삐뚤어진 사고방식이라서...

<아사즈의 유혹>

클론 얘기에서 넘어가서, 이번 에피소드의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극장판 클론전쟁의 프리퀄격의 스토리를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현재 클론전쟁의 에피소드들 중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것은 이번 16화와 에피소드 3개 분량인 극장판이 됐군요. 가을부터 런칭하는 시즌 2에서는 보다 연계되는 스토리와, 시간대를 오르내리는 에피소드가 많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이번 편이 크리스토프시스 전투의 프리퀄인데다가 아사즈가 아나킨/오비완과 만난다는 것을 보고 이들이 첫 대면을 하는 에피소드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OTL 대체 이 녀석들 처음 등장한 부분이 어디인지 설정 좀 제대로 짜줬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극장판에서는 아나킨 타령 하고 다니던 아사즈가 이번에는 아나킨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오비완만 졸졸 따라다니는군요. 흠...


PS.

무려 '육탄전에서' 일반병에게 발리는 ARC트루퍼 렉스. 이름 값 좀 하라니까?


by Zannah | 2009/02/13 15:43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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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올드캣 at 2009/02/13 16:00
SS501(.........)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5 17:00
ST501 (....)
Commented by 아크리트 at 2009/02/13 16:00
아니, 저건 동방신기보다는 슈퍼주니어…….
사실 제작진도 깊게 생각하고 내놓은 캐릭터는 아닐겁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5 17:01
나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놓은 것 같던데요..
뭐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가 없다는게 문제지만요.
Commented by yodastreet at 2009/02/13 16:35
저도 렉스 보면서 참 안습...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5 17:01
한명에게 발리는 렉스와 코디 ㅠㅠ
Commented by 데프콘1 at 2009/02/14 00:27
욱탄전이야 모두 동등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5 17:02
아닙니다. ARC의 경우에는 장고 펫에게 특수훈련을 받은 고퀄리티의 녀석들이라서요.
Commented by 인비지블 at 2009/02/14 17:11
신체능력은 동등하다고쳐도 좀 더 굉장한 녀석들이 높은 계급인데. 일반병에게 쳐발리다니...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5 17:02
흠.. 단순히 높은 계급이라고 격투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죠.
다만 ARC가 발리는 건..ㅠㅠ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9/02/15 00:27
렉스와 코디 둘이서 하나에게 발리더군요. 좀 심하더라는...;;; -_-;;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5 17:02
근데 셋이 프라이드 하고 있는 느낌이라서 좀 웃겼더라는... (....)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9/02/15 21:24
그러고 보니 예전에 렉스는 ARC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는데...설정이 또 바뀐 건가요? -.-;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6 17:06
제가 그랬던가요? 잘 기억이...
아직 설정상으론 나온게 없는 것 같은데, 캡틴이나 커맨더 중에 어깨장식을 달고 있지 않은 녀석들이 대부분인 걸 보면 ARC 설정은 그대로 있는 듯 합니다.
Commented by 맑은세상 at 2009/02/15 20:13
이번 16화 보고 설정이 드디어 철저하게 붕괴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음;; 좀 슬펐다는;;; 클론이 배신이 가능하다면;;; 오더66도 거부할수 있었다는 얘기인데... 영화와는 다른 설정;;; 쩝... 정말 말바꾸기 잘하는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2/16 17:03
아뇨 저는 딱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보는데요. 클론 중 상당수에 저런 결함이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이런 케이스는 극히 일부일 뿐이고, 애초에 '불량품'이라는 건 어디에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정상적인' 클론들은 절대복종이라는 건 제작진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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