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15일
나의 찌질찌질한 아나킨을 돌려줘
-사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아나킨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영상이죠. 출처는 www.thatguywiththeglasses.com
스타워즈 프리퀄 트릴로지를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다시피, 아나킨의 모습은 찌질찌질 그 자체입니다. 물론 배우인 헤이든 크리스텐슨의 연기력이 좀 모자랐던 것도 있고, 인상 자체가 좀 방탕하게 생긴 (....) 것도 있지만, 스크립트와 함께 보면 루카스가 의도했던 아나킨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있는 사춘기 (나이는 이제 대학생삘이건만..)의 모습이었습니다. 과거 <청춘낙서>에서 보여줬던 젊은 청년의 모습이 좀 삐딱하게 표현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헤이든이 구축해 놓았던(?) 저 삐뚤빼뚤한 이미지가 이후 '어쨌든' 영광스런 전쟁 영웅이 되고, 나중에는 폭풍간지의 다스 베이더의 모습으로 환골탈태한다는 사실에 신빙성을 주기 위해 제작진이 선택한 것은 '전쟁의 상처'라는 걸 심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루카스가 혼자 마음대로 에피소드3의 아나킨의 조금은 성숙한 모습을 만들고 있는 동안 다크호스와 델레이, 그리고 카툰네트워크는 클론워즈 멀티미디어 프로젝트라는 것을 통해 아나킨이 에피소드2의 찌질한 모습에서 에피소드3의 조금은 덜 찌질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소개했었죠.
소설은 주로 아나킨 보다는 다른 제다이들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데다가 상당히 띄엄띄엄해서 잘 느낄 수 없지만, 걸작 리퍼블릭 코믹스 시리즈나 클론워즈2D 애니메이션을 보면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영 파다완 아나킨이 온갖 고난을 겪으며 제다이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나킨의 가장 큰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불만에 찬 모습과, 논리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충동적인 행동을 잘 표현하고 있죠.

리퍼블릭과 클론워즈2D의 아나킨은 돌발행동을 벌이는 일이 많습니다. 에피소드2에서 두쿠와 싸울 때 오비완의 조언을 듣지 않고 무턱대고 뛰어든 것과 같이 말이죠. 물론 오비완과 함께 있을 때는 괜찮지만, 그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명령을 무시하고 아사즈를 쫓아가거나, 같은 제다이 선배에게 칼을 휘둘러대는 등 이런저런 폭주를 많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아나킨은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제다이 기사가 된 이후에는 상당히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지요. 물론 그 성숙함의 이면에는 전쟁의 상처로 생겨난 다크사이드의 기질이 쌓여나가고요. 이것이야말로 루카스가 미숙하게 던져놓은 에피소드2의 아나킨이라는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힌 제작진의 노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클론전쟁에서는 어떤가요? 에피소드2의 그 찌질하기 짝이 없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웬 현자 하나가 갑툭튀 했습니다. 불고 2달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전쟁의 산전수고를 다 겪은 에피소드3의 모습보다도 훨씬 더 성숙해지고 완전해진 녀석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요?

여기서 우리는 루카스의 횡포와 캐릭터 빌드의 미숙이란 것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카스는 이번 클론전쟁에 무리하게 아소카라는 캐릭터를 끼워넣음으로서 아나킨을 성숙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놨습니다. 아소카는 아나킨만큼이나 충동적인 캐릭터니까요. 물론 아소카와 아나킨 사제 둘 다 막장으로 달려가는 컨셉을 짤 수도 있습니다만, 클론전쟁은 어디까지나 전연령층을 위한 만화영화입니다. 아나킨은 아소카에게 교훈이 되는 걸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죠. 미숙한 대상에게 교훈을 심어주는 위치가 오비완에서 아나킨으로 무리하게 바뀌면서 아나킨의 캐릭터 변화가 필연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4월부터 시즌2가 시작한다는데 거기서도 아나킨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겠죠. 이번 클론전쟁은 분명 재미있긴 한데, 지금까지 쌓아올렸던 스타워즈의 중요한 것들을 무너뜨린다는게 예나 지금이나 불만입니다. 에휴.
PS.

며칠 전에 엔하위키에서 메이스 윈두가 "권력에 눈이 멀어 아나킨을 시기하고 제다이 독재를 이루려고 한 인물"이라는 식으로 써져 있어서 식겁한 기억 때문에 이런 걱정은 더합니다.. 윈두는 정말 착한 캐릭터인데.
# by | 2009/02/15 15:35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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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워즈에서 왜 개념을 주입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이놈은 생각없이 돌진하는 단순무식 캐릭터인데 말이죠...
아ㅡ 깬다, 진짜 이렇게 가면 재밌겠네
찌질하면서도 사춘기 기질을 가진 돌격바보 캐릭터인데 말이죠...
(이점은 시스의 복수에서도 다스 베이더로 개조되기 전까지 이어집니다만..)
루카스 땜시,설정이 꼬이고 꼬였으니 안타까울 따름...ㅜ.ㅜ
재미있긴 하지만.. <-
자책감에 폭주할런지도 모르죠;;
극장판에 보니까 요다가 그런 비슷한 말을 하던데 말입니다.
(떠나보내는게 훨씬 어렵다는 식의 대사였던거 같네요;)
착한 캐릭터'였는'데(O)
가 되는 것은 아닐지.
'착한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착한 캐릭터로 변신! 했다가 다시 안 착한 캐릭터도 돌변' ....이 되겠군요. (...)
작품이 괜히 늘어지다보니 원래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네요.
-_-;
이만큼 와서 그러면 더 욕먹을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까지 온 이상 계속 나가는거 말고는 도리가 없는 듯 합니다...
뒈룩하스, 나의 찌질한 아나킨을 돌려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