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엽기 종교 - 보마르

스타워즈 세계관은 엄연히 포스라는 초자연적인 에너지가 존재하고 있고, 이것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인정되어 있는 만큼 대부분의 종교들이 포스와 밀접한 연관성을 띄고 있습니다. 당장 포스를 가장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는 제다이 기사단부터가 포스를 신봉하고 연구하는 일군의 종교/철학자들의 단체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은하계의 각 지방에는 포스를 이용한 초능력에 바탕을 둔, 심히 샤머니즘적 색체를 띄고 있는 종교들이 산재하고 있지요. 심지어는 에피소드6에 나왔던 이워크들도 포스 능력자인 샤먼을 중심으로 한 원시적 종교를 믿고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런 '포스'와 아무런 관련 없는 종교도 더럿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포스로부터 멀어지려고 한다고 하는게 옳을까요. 그런 종교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타투인의 '보마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 700BBY 경에 만들어진 보마르교는 은하계 곳곳을 떠돌아 다니다가 타투인에 정착한 종교입니다. 보마르의 수도승들이 추구하는 것은 '신' 혹은 '위대한 에너지(포스)'에 대한 신비주의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성격의 것입니다. 그들은 모든 감각으로부터 스스로를 닫고 명상할 때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즉,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지요.

그런데 그들이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방법이 극단적이라는 데에 보마르의 특징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보마르 수도승들의 모습은 현재 우리들의 세계에도 존재하는 은둔형 종교들과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짙고 간단한 옷을 입고,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며, 의사소통은 간단한 단어만으로 해결한다 (보마르는 텔레파시까지 씁니다만...). 하지만 일단 이러한 감각들로부터 거의 분리되어 '깨달음'에 근접해게 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보마르 수도승의 최종 단계는 '모든 감각으로부터 차단되는' 데에 있습니다. 아니ㅡ 스스로 닫는 것이 아니라 차단한다? 척추를 바샤버리기라도 하나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소름끼칩니다. 그들은 뇌와 몸을 분리해버립니다. 보마르 수도승들 사이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외과 수술을 통해 본체에서 떨어져나온 뇌는 영양제가 가득 담긴 유리병 안에 넣어져 명상을 계속합니다. 이렇게 해서 깨닫는게 과연 뭔지, 깨달은 사람이 있는지는 아직 안 알려져 있습니다만... 어쨌든 보마르교는 이렇게 모든 감각으로부터 차단된 상태에서 비로소 진정한 진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통 속에 담긴 뇌는 계속 생각하기만을 합니다. 외부와는 유리병에 설치된 단자를 이용하여 극히 적은 소통을 하게 되죠. 그러다가 가끔씩 이동을 해야 할 때에는 특별히 개조된 스파이더드로이드를 사용합니다. (저 스파이더드로이드는 레고스타워즈에서 무려 '탈것'으로 등장한다는... 충공깽)


몸 속에서 꺼내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다시 집어넣는 방법도 알고 있겠죠? 가끔 깨달음을 얻지 못한 수도승의 뇌가 적출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 수도승은 격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몸부림치고 (물론 정신적으로) 며칠동안 쉬지 않고 비명만 질러댑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지속될 때, 그 수도승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어 다시 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운이 좋다면 자신의 원래 육신으로 들어올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하는군요...

보마르는 스타워즈 팬들 사이에서도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입니다만, 그 실체는 사실 에피소드6 때부터 존재해왔습니다. 바로 타투인에 위치한 자바더헛의 궁전인데, 저게 사실 보마르 수도승들의 사원 건물이라는 걸 아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예, 저건 보마르가 타투인에 정착해 생활하면서 만든 사원입니다. 초기에는 보마르 수도승들만이 살고 있었지만 후에 이런 저런 범죄 조직들이 몰려들어 공생하기 시작했죠. 자바더헛은 공생이 아니라 그냥 사원 자체를 점령해버려 자신의 궁전으로 개조했지만, 보마르 수도승들은 남겨두었습니다. 사실 보마르는 별로 위협적이지도 않은 존재였던데다가 원채 접촉을 꺼리는 사람들이다보니 사원의 지하에서 뇌가 담긴 물통이나 관리하면서 보내도 만족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이런 공생 관계가 지속되다보니 보마르는 어쩔 수 없이 범죄조직들과 연관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부 땡초들이 범죄집단의 사주를 받아 정보원 노릇으로 짭짤한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나중에 가서는 교단 전체가 부패하고 타락해버렸습니다. 이후 자바가 레아 공주의 신성한 쇠사슬에 묶여 죽었을 때, 여러 범죄조직들은 자바의 성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마르는 그걸 무력을 사용해서 다 죽여버리고 결국 자신들의 사원을 탈환해버렸죠. 심지어는 자바의 심복인 빕 포튜나가 속임수를 써서 궁전을 먹으려고 하자 분노해서는 포튜나의 뇌를 잘라 용기에 담아버렸습니다.

<저것이 바로 빕 포튜나의 뇌. 옆의 트웰렉은 올란.>

결국 포튜나는 자신을 이용해 자바가 가지고 있던 비밀정보를 캐내려고 하던 피리스 올란을 보마르 수도승들에게 유인해서 뇌를 적출당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올란의 몸 속으로 들어가서 마침내 사원을 탈출해버렸죠. 참으로 엽기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마르 수도승을 둘러싼 엽기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자바 사후에 그의 막대한 보물을 노리고 있던 도둑들이 궁전에 침입했는데, 수도승들은 그들을 닥치는대로 쓰러뜨리고는 뇌를 적출해서 용기에 담아버리는 광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더 많은 뇌를 얻기 위해' 그들 도둑들 중 일부를 보물과 함께 살려보내서 자바의 성에 보물이 많다는 소문을 퍼뜨려 더 많은 도둑들을 유인하는 첨예함을 보여주기도 했죠. 이 계략은 성공해서 수많은 도둑들을 사원으로 불러들였고, 그들 중 한명도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by Zannah | 2009/05/30 19:27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핑백(2) | 덧글(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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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되는 많은 장소들이 있죠. 최근에는 구공화국온라인에서 트루 시스 제국의 공격을 받아 좀 안습이 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2위 자바의 궁전 -얼마 전에 보마르 교단을다루면서 재조명했던 자바 헛의 성이 2위에 올랐습니다. 자바의 성은 루카스의 머릿속 스타워즈 세상을 구체화시킨 스타워즈의 대부,랄프 맥쿼리에 의해 ... more

Linked at Life, the Univer.. at 2012/02/12 21:22

... 이 때문에 공화국에서는 불법인 노예제도도 횡행하고 있다. ☞더 읽어보기 사람들이 타투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 하나 타투인의 귀신 더스티 덕 샌드크로울러 스타워즈의 엽기 종교 - 보마르 코루스칸트 (혹은 코러선트, Coruscant) 은하 공화국의 오랜 수도인코루스칸트는 하나의 도시가 행성 표면 전체를 덮고 있는 도시 행성이다. 은 ... more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09/05/30 19:30
뭐 이거...그러고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집 '나무'에서도 비슷한 일을 한 양반이 있었죠.
Commented by 포스 at 2009/05/30 21:59
그 단편 결말이 상당히 안타까웠죠;; 고손자(?)의 실수(?)로 그만
쓰래기통에 버려지더니 개한테 먹히는;;;;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5/31 00:15
앗! 저도 베르베르의 그 단편이 생각났는데요~너무 똑같습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4
아아 나무.. 한국의 모 평론가가 그걸 두고 정말 꿈도 꿀 수 없는 대단한 상상력이라고 한게 생각나는군요..
Commented by 황제 at 2009/05/30 20:38
이런 뇌빠들....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4
뇌매니아들이죠..
Commented by 포스 at 2009/05/30 21:58
에피소드6에서 보면 잠깐 등장하는게 스파이더드로이드에 달린 뇌죠.
전 그게 처음에 뇌인지도 몰랐습니다.

겔럭틱 배틀그라운드에서는 '건다크'나 '마이녹' 이랑 같은 자연물로 분류되어 있더군요;;;

아, 그러고 보니 클론워즈에서 자바의 아들이 잡혀간 곳도 보마르 수도승의 사원이군요. 거기서 빠져나가지 못한 클론들의 뇌도 마찬가지로 적출 당했을까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5
글쎄요;; 테스의 그 사원은 이미 오랫동안 버려져있었으니 그러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보마르는 대부분의 설정에서 '악당'으로 분류되어 있더군요; 뭐 악당은 악당인가..
Commented by 마이니오 at 2009/05/30 23:20
아 첫 그림은 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지침서에 나오는 그 교주처럼보임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5
헛; 히치하이커에 그런 사람이 나오던가요?
Commented by Rtoto at 2009/06/01 21:55
영화판을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그러고 보면 다리도 닮았군요ㅇㅅㅇ
Commented by Zannah at 2009/06/04 21:23
히치하이커 극장판을 본지가 하도 오래돼서...ㅠㅠ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09/05/30 23:41
아...이거 정말 무서운 종교군요. 손발이 다 오그라들다니.ㄷㄷㄷ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5
끔찍한 엽기의 종교지요..ㅠㅠ
Commented by 코지토 at 2009/05/30 23:56
쿨럭...
이런 무시무시한 종교가...
저... 근데... 보마르가 저렇게 뇌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더많은 뇌를 모을 수록 더 많은 포스가???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5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
설마 변질되면서 그냥 뇌에 애착이 생겼다던가..?!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5/31 00:08
..무시무시한 종교군요(..)

뇌를 많이 모으는 것도 보마르가 해야 할 일인가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6
원래 그게 교리가 아닐텐데 말입니다..ㅠㅠ 대체 왜 저러는 것인지..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9/05/31 00:19
뇌를 모으는 겁니까..;;;
무슨 우주를 달리는 소녀도 아니고...;;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6
나의 뇌 컬랙션을 보라!
뭐 이런 건가요..
Commented by virustotal at 2009/05/31 00:40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것과는 다르지만
그런 이상한 좀 철학적인걸 원한다면
읽어보시길
한국어판은 그다지 없고 거의 절판인데

전 구했지만

구하자면 인터넷에서 줄거리 정도는 구하고
원서야 뭐 인터넷에서도
구합니다.

저자 인생도 재미있는것이

프랑스인지만
혁명때문에 독일로 가

독일이 정신적으로 그를 키우고
요즘이야 영국이 승전국이고
그의 아들 미국이 짱이라

독일이 패전국이라
전세계적으로
독일하면 개새끼 이미지로
교육을 했지만

까놓고 죽인거 영국이 더 죽었잖아요

이 저자는 독일이 구원의 땅 낭만
등등 으로 비쳐집니다.
나중에 프랑스에서 귀향을 허가해도
무시했다고 하니
참 어렵죠 독일문학인지 프랑스인지
작품도 독일어로 적었으니

이 사람때문에 슈만도 음악을 했다고도 하니


한번 읽어보세요

철학적으로 좀 남는것이 있어요


강아지 조차 가진 그림자가 없다면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6
뭔가여;;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9/05/31 01:03
자기들이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는 건 모르겠는데 자기들의 적까지 저렇게 만들다니, 참으로 자비심[...] 넘치는 종교로군요. 감동했습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7
그러게 말입니다. 보다 많은 중생들을 구원해서 깨달음을 얻게 만드려는 실로 대승불교적인 사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교 까는 것 아님 'ㅅ')
Commented by SDPotter at 2009/05/31 01:13
전투력이 별로 강해보이지도 않는데-
막판엔 아주 던전을 만드는군요;;;;
그럼 보상은 수많은 뇌들?!!!!!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7
오오 던전이라..!!
공략해보고 싶어지는군요. -ㅠ-
Commented by Vicious at 2009/05/31 02:42
이 이미지의 원전을 찾자면 퍼트넘의 '통속의 뇌' 비유일겁니다.
http://en.wikipedia.org/wiki/Brain_in_a_vat
그전의 철학적 배경으로는 장자의 '나비의 꿈'이나 데카르트가 있겠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8
아아 저런 원전이 있었군요. 여러 SF에서 비슷한 클리셰가 등장하는 것 같아 뭔가 했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yodastreet at 2009/05/31 03:07
저 관련 설정을 반탐 시절 소설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뭔지 잘 기억이 안 나는군요. 다크세이버였나...?

근데 빕 포튜나... 기껏 그 세일바지 난장판에서 살아남아 놓고 꼴이 좀 안습이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8
다크세이버는 아닌 것 같고... 갤럭시 오브 피어에 많이 나오는 것 같던데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Commented by vader at 2009/05/31 10:36
음.. 보마르 수도승하니깐, 로보캅2가 생각나네요..
tv에서 삭제판만 보다가 후에 무삭제판을 보고..
뇌수술 사운드가 소름끼쳤다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9
우으으.. 로보캅이라...ㅠㅠ
그러고보니 스타워즈에서도 은근 뇌 관련이 많군요;
Commented by 인비지블 at 2009/05/31 15:05
어? 현대 광적인 기독신도들과 비슷한 면모가 있네요. '민폐'라는 점에서..;
Commented by Zannah at 2009/05/31 16:39
에에.. 문제가 될 말씀은 자제해주시길.
그런 의도와는 거리가 머니까요. ^^';;
Commented by 블랙 at 2009/06/01 10:30
트웰렉의 뇌는 촉수 부분까지 뻗어 있는 건가요? 그럼 촉수가 잘리면 큰일나겠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6/01 18:16
그러고보니 자세히 보니까 촉수가 달려있네요;; 충격과 공포.
Commented by Dust at 2010/12/23 19:44
이건 뭐 타투인판 미고들이네요.
Commented by 로드 시디어스 at 2012/02/13 17:37
...레고 스타워즈에서 탈 것으로 등장해서 그냥 타는 놈이다 싶었더니....
충공깽@@@@
Commented by yjuim at 2012/06/02 02:25
나름 충격이군요.... 자바 궁이 보마르 사원이었다니!! 왠지 테스 사원하고 지붕돔 디자인이 비슷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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