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쉬-스타워즈 공인 록 밴드(?)

아일랜드의 유명 얼터니티브 록 밴드인 애쉬입니다. 애쉬는 지난 2007년에 펜타포트 무대에도 한번 섰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그리 낯선 아티스트가 아니죠. 세계적으로도 싱글 18개를 영국 차트에 진입시킬 정도로 입지가 있는 밴드입니다. 그런데 스타워즈계에서는 특히 이 애쉬라는 밴드가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애쉬가 스타워즈를 각별하게 생각한다고 하는 쪽이 나으려나요.



애쉬는 공식적으로 최초의 '스타워즈 작품의 록 테마'를 부른 장본인입니다. 위 영상은 게임 리퍼블릭 코만도의 주제곡으로 쓰였던 Clones라는 곡으로, 모든 예고편에는 이 음악이 삽입되었었죠 (정작 게임에서는 Clones보다 Vode An의 비중이 큽니다만 뭐...). 최근에는 케빈 키너가 작곡한 애니메이션 클론전쟁에서 다양한 악기들을 가져오면서 록의 모티브를 딴 곡 여러개를 보여줬습니다만, 저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스타워즈에서 전기기타 소리란 신선한 충격이었죠. 현재까지도 저 곡은 스타워즈에서 사용된 유일한 순수 록 음악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애쉬가 리퍼블릭 코만도의 작업에 참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애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스타워즈를 자신들의 정체성의 일부로 삼았던 열혈 스타워즈 매니아였거든요.

애쉬의 데뷔 앨범이었던 <1977>입니다. 벌써부터 느낌이 딱 오죠. 1977년은 스타워즈가 세상에 첫 선을 보였던 역사적인 해거든요. 물론 표면적으로 앨번에 이런 타이틀을 붙인 것은 사실상 밴드의 리더 역할을 하는 마크 헤밀턴과 보컬/기타 팀 윌러가 태어난 해이기 때문입니다만, 실제로 앨범을 들어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앨범의 첫번째 트랙인 Lose Control입니다. 처음부터 아주 익숙한 소리죠? 예, 애쉬는 타이 파이터 특유의 비명을 지르는 듯한 비행음 샘플링하여 앨범의 서막을 엽니다. 비록 스타워즈 뿐만이 아니라 1977은 밴드가 태어난 그 해에 대한 하나의 거대한 오마쥬 컨셉트 앨범입니다. 70년대의 후미를 장식했던 많은 것들, 스타워즈, 쿵후, 질풍노도의 청소년들 등등에 대해 이 앨범은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의 제목은 무려 Darkside Lightside죠. 이렇게 1977은 스타워즈로 시작되고 스타워즈로 끝났습니다. 여기에 영국 한정으로 발매된 리미티드 버전의 레이블 이름이 Deathstar라는 걸 보면 애쉬와 스타워즈와의 관계는 전혀 우연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애쉬가 스타워즈 덕후 밴드의 길을 걷게 만든 데에는 베이시스트 마크 해밀턴의 영향이 컸습니다. 해밀턴은 어릴 적부터 열렬한 스타워즈 매니아로, 상당히 방대한 컬랙션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눈 앞에 가지고 있지 않은 스타워즈 토이가 있으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라죠. 심지어는 전미 투어 중간에 틈틈히 각 지역의 토이샵에 들려 새로운 스타워즈 피규어를 사 모은다고 합니다. 투어가 끝나갈 때 쯤이면 버스 안은 각종 토이가 들어있는 박스로 가득 차게 되지요.

위와 같은 스타워즈에 대한 열정 덕분에 애쉬는 1999년 이완 맥그리거의 초청을 받아 에피소드1 촬영 뒤풀이 파티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방금 막 스타워즈 촬영을 했던 무대 세트 위에서 애쉬는 루카스필름, ILM의 직원들, 그리고 조지 루카스 감독 앞에서 연주를 했었죠.

이런 인연은 이후에도 계속 남아서 애쉬는 몇번이나 스카이워커 목장에 초대받았습니다. 심지어는 북캘리포니아 투어 때 루카스가 목장에서 묵고 가라고 방을 내 줄 정도였죠. 한번 초대받을 때마다 애쉬는 ILM의 스테이지 (기자/평론가 한정 스타워즈 시사회가 열리는 곳)에서 연주로 보답했습니다. 특히 존 윌리암스의 명곡 Cantina Band의 록 버전은 항상 이 공연의 백미가 됩니다.


<록 버전의 칸티나 밴드>


이런 인연들을 보면 스타워즈 최초의 록 넘버를 애쉬가 불렀다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애쉬가 부르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 되어버리겠죠. 이렇게 팬으로서의 열정으로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것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애쉬는 스타워즈 공식 록 밴드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밴드입니다.


by Zannah | 2009/06/26 21:35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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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6/26 21:39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고.. 또 부럽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09/06/27 16:19
역시 지금부터라도 밴드를 시작해야.. (그게 아니야!!)
Commented by lukesky at 2009/06/26 21:53
와우, 이건 처음 알았는데요. 거의 건담과 각트의 관계 같군요.
애쉬의 앨범을 사봐야겠어요. -_-++++
Commented by Zannah at 2009/06/27 16:19
각트가 뭔가요;; 견문이 짧아서..
애쉬의 앨범은 역시 1977이 가장 좋더군요.
Commented by 인비지블 at 2009/06/26 23:45
열정이 넘쳐흐르는 사람은 정말 멋지지요.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보기 힘들기에 더더욱 열정넘치는 사람이 아름다운 법.
Commented by Zannah at 2009/06/27 16:21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쏟으면서 동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지요.
Commented by 블랙 at 2009/06/27 09:15
'마크 해밀'턴 <- 이름 부터가...-_-;
Commented by Zannah at 2009/06/27 16:21
예.. 저도 처음에 보고 가명이 아닌가 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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