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05일
세계관 대결과 초딩싸움
세계관 대결에 대한 몇가지 생각

설정이 덕지덕지 따라 붙는 SF 스페이스오페라 같은 작품의 덕질을 하다보면 가끔 네이버 지식즐에서 일어나는 개드립의 난장판을 보며 한숨을 쉬게 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소위 말하는 버서스(versus)물, 혹은 세계관 간의 설정싸움을 보게 될 때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워해머와 다른 세계관을 싸움 붙이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설정싸움은 제 주요 분야인 스타워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예는 지식즐에 들어가 조금만 검색해도 금방 쏟아져 나오니 여기서 일일히 열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거의 대부분의 세계관대결 게시물은 결국 감정싸움과 막말로 점철됐다는 것만은 말해두죠.
이런 상황은 세계관 대결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저로서는 안타깝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관 대결은 작품의 설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유희 중 가장 고차원적이고 흥미진진한 것이거든요. 지난번 포스팅(포스팅 상단의 링크)에서는 세계관 대결에서 필요한 방법론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세계관 대결의 정체에 대해서 써보고자 합니다. 이런 방법론과 마인드가 갖춰져야 비로소 세계관 대결은 초딩들의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개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세계관 대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치밀한 시나리오와 한정된 범위입니다. 원래 세계관 대결이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불확실한 성격을 띌 수 밖에 없는 만큼 어떤 범위 내에서 어떻게 싸움을 진행시켜야 할지에 대해서 사전에 합의가 있어야 제대로 된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세계관 대결이 '싸움'이 아니라 '게임'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룰이 없는 게임은 말이 되지 않겠죠. 대결에 사용할 함선, 병력 등의 종류와 양, 그리고 전장 등을 명확히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냥 한쪽 세계관 전체와 다른 쪽 세계관 전체를 뭉텅 두고 싸움을 벌이는 것은 가장 비생산적인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스타워즈가 스타크래프트를 이긴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병력의 강함을 넘어 스케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하계 전체를 무대로 수백만의 행성과 경 단위의 인구가 존재하고 엄청난 속도로 이동을 할 수 있는 스타워즈는 항성계 하나를 놓고 쩔쩔 매는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해서 스케일 단위에서 차이가 너무 나거든요. 이 때문에 은하계 전체를 무대로 싸우는 것은 하나 마나입니다.

또한 가능한 한 먼치킨 캐릭터들은 배제해야 합니다. 사실 은하계 하나를 완전히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캐릭터는 의외로 많은 SF 작품에 등장합니다. 그런 무한한 힘을 가진 캐릭터들을 가지고 대결을 시키는 것은 정말로 아무 결론을 낼 수 없는 것이겠죠. 설정이 확실하지 않은 요소도 버려야 합니다. 변수가 너무 많을 뿐더러 추측이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세계관 대결에 쓰기 부적합합니다. 이 때문에 설정이 확실하게 나와있는 매카닉, 특히 함선은 좋은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고 실제로 세계관 대결을 할 때에는 시나리오를 짜야 합니다. 얘랑 얘랑 이렇게 붙으면 누가 먼저 공격을 할 수 있을까? 반격은 어떻게 할까?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전술을 쓸 수 있을까? 변수는 없을까? 이 때 중요한 것은 양쪽의 설정 모두를 한꺼번에 대조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설정싸움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먼저 어느 한쪽이 이긴다는 것을 가정해놓고 '우리는 이런 먼치킨이 있는데 너네는 없지? 그럼 우리한테 좆발려 ㅋㅋ'식으로 나가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한쪽이 왜 강한지만을 나열해놓고 그게 왜 다른 쪽을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졸라 세니까' 같은 어설픈 설명으로만 넘어간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세계관 대결은 팬픽을 쓰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작품간의 크로스오버물을 쓰는 것이죠. 만약 그 팬픽의 내용이 '스타크의 에너지크리쳐가 떴다! 모든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했다! 그러니 스타워즈는 빠이빠이 좆ㅋ망ㅋ'라고 써져 있다면 투명드래곤과 다를 것이 뭐가 있습니까?
세계관 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사고를 가지는 것입니다. 세계관 대결은 설정간의 우월을 가리는 싸움이아니라 단지 작품의 설정을 즐기는 의미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세계관 대결이 우리나라에서 단순한 오덕들의 더럽고 무의미한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하나의 취미로 정착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바람직한 세계관 대결의 한 예를 링크합니다. 2006년에 SF 팬사이트인 JOYSF클럽에서 이루어진 캐리어와 스타디스트로이어의 대결입니다: http://www.joysf.com/2090163


설정이 덕지덕지 따라 붙는 SF 스페이스오페라 같은 작품의 덕질을 하다보면 가끔 네이버 지식즐에서 일어나는 개드립의 난장판을 보며 한숨을 쉬게 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소위 말하는 버서스(versus)물, 혹은 세계관 간의 설정싸움을 보게 될 때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워해머와 다른 세계관을 싸움 붙이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설정싸움은 제 주요 분야인 스타워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예는 지식즐에 들어가 조금만 검색해도 금방 쏟아져 나오니 여기서 일일히 열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거의 대부분의 세계관대결 게시물은 결국 감정싸움과 막말로 점철됐다는 것만은 말해두죠.
이런 상황은 세계관 대결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저로서는 안타깝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관 대결은 작품의 설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유희 중 가장 고차원적이고 흥미진진한 것이거든요. 지난번 포스팅(포스팅 상단의 링크)에서는 세계관 대결에서 필요한 방법론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세계관 대결의 정체에 대해서 써보고자 합니다. 이런 방법론과 마인드가 갖춰져야 비로소 세계관 대결은 초딩들의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개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세계관 대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치밀한 시나리오와 한정된 범위입니다. 원래 세계관 대결이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불확실한 성격을 띌 수 밖에 없는 만큼 어떤 범위 내에서 어떻게 싸움을 진행시켜야 할지에 대해서 사전에 합의가 있어야 제대로 된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세계관 대결이 '싸움'이 아니라 '게임'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룰이 없는 게임은 말이 되지 않겠죠. 대결에 사용할 함선, 병력 등의 종류와 양, 그리고 전장 등을 명확히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냥 한쪽 세계관 전체와 다른 쪽 세계관 전체를 뭉텅 두고 싸움을 벌이는 것은 가장 비생산적인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스타워즈가 스타크래프트를 이긴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병력의 강함을 넘어 스케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하계 전체를 무대로 수백만의 행성과 경 단위의 인구가 존재하고 엄청난 속도로 이동을 할 수 있는 스타워즈는 항성계 하나를 놓고 쩔쩔 매는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해서 스케일 단위에서 차이가 너무 나거든요. 이 때문에 은하계 전체를 무대로 싸우는 것은 하나 마나입니다.

또한 가능한 한 먼치킨 캐릭터들은 배제해야 합니다. 사실 은하계 하나를 완전히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캐릭터는 의외로 많은 SF 작품에 등장합니다. 그런 무한한 힘을 가진 캐릭터들을 가지고 대결을 시키는 것은 정말로 아무 결론을 낼 수 없는 것이겠죠. 설정이 확실하지 않은 요소도 버려야 합니다. 변수가 너무 많을 뿐더러 추측이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세계관 대결에 쓰기 부적합합니다. 이 때문에 설정이 확실하게 나와있는 매카닉, 특히 함선은 좋은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고 실제로 세계관 대결을 할 때에는 시나리오를 짜야 합니다. 얘랑 얘랑 이렇게 붙으면 누가 먼저 공격을 할 수 있을까? 반격은 어떻게 할까?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전술을 쓸 수 있을까? 변수는 없을까? 이 때 중요한 것은 양쪽의 설정 모두를 한꺼번에 대조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설정싸움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먼저 어느 한쪽이 이긴다는 것을 가정해놓고 '우리는 이런 먼치킨이 있는데 너네는 없지? 그럼 우리한테 좆발려 ㅋㅋ'식으로 나가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한쪽이 왜 강한지만을 나열해놓고 그게 왜 다른 쪽을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졸라 세니까' 같은 어설픈 설명으로만 넘어간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세계관 대결은 팬픽을 쓰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작품간의 크로스오버물을 쓰는 것이죠. 만약 그 팬픽의 내용이 '스타크의 에너지크리쳐가 떴다! 모든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했다! 그러니 스타워즈는 빠이빠이 좆ㅋ망ㅋ'라고 써져 있다면 투명드래곤과 다를 것이 뭐가 있습니까?
세계관 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사고를 가지는 것입니다. 세계관 대결은 설정간의 우월을 가리는 싸움이아니라 단지 작품의 설정을 즐기는 의미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세계관 대결이 우리나라에서 단순한 오덕들의 더럽고 무의미한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하나의 취미로 정착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바람직한 세계관 대결의 한 예를 링크합니다. 2006년에 SF 팬사이트인 JOYSF클럽에서 이루어진 캐리어와 스타디스트로이어의 대결입니다: http://www.joysf.com/2090163

# by | 2009/09/05 19:21 | 별들의 전쟁 | 트랙백(1) | 덧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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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세계관 대결,그리고 메카닉.
세계관 대결과 초딩싸움 Zannah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사실 다들 메카닉 쪽의 세계관 대결 하면 겟타엠페러니 제네식이니 그렌라간이니 떠오르지만 너무 먼치킨들끼리 는 Zannah님 말대로 문제가 많지요. 그런데 예를 들어 이런 대결이면 어떨까요? 사실 둘의 스펙을 비교해 보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합니다. 전고는 GM이 18m,알로사우러가 10.8m 정도로 알로사우러가 더 작지만 중량면에서는 GM의 전비중량이 58.8톤......more
이딴게 무슨 취미가 된다고, 존나 쓰잘데 없는거 희망하고 있군요.
근데 솔직히 취미 운운에 까지 갈것도 없이 확실히 쓸데없다고 생각합니다.
유희로서의 분석도 무익한 일인데 더 확장해서 세계관 비교에 대비까지 가면 유치한 자존심 싸움이나 매니아의 지적유희나 생산성 없기로는 하등 차이가 없어 보여서 말입니다.
백번 맞는 말씀이십니다. 굉장히 쓸데없는 일이지요. 생산성도 없고요. 하지만 이런 SF 작품들에 돈 투자해가며 오덕질 하는 것부터가 이미 생산성 없는 일이 아닐까요? 까놓고 말하자면 제 블로그에 들어오는 것만큼 쓸데없는 짓도 없겠죠. 저도 하루에 30~40분씩 블로그에 투자할 시간에 자기계발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일이겠고요. 하지만 다 재밌자고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
하지만 나베르 같은 곳에서 vs 하는 걸 보면..
확실히 말해서 "이건 아니죠"
하지만 유희로써 분석도 무의미하고, 생산성없는 일 이기 때문에 팬덤이 무의미하다면, 카바론님 께서 젠나님 블로그로 오신 이유가...
예술도 대부분이 비생산적인 계열입니다.
동감입니다. 블빠 애들이 하나같이 "에너지크리쳐" 예길 해대는데, 아니 대체 이걸 왜 예기하는 지 모르겠어요. 정말 그치들이 말하는 그런 생물 아닌데....애초에 에너지 크리쳐를 먼치킨으로 두는 애들도 참.
답이 없죠.
////
링크거신 모함과 ISD를 봤는데, 모함의 설정이 약간 다른 부분이 보이네요. 아래 덧글들을 읽어봤는데...쿨럭.;;
저도 설령 슈퍼캐리어 종 "간트리써"라도 ISD와 화력으로 맞붙는다면 질거라 예상해봅니다.
사족을 하나 달자면 스타크래프트 함대 "특히 프로토스"가 별 생각없이 반물질을 마구마구 설정에 넣어서 실제 게임내에서 모습-위상분해기-와 실제 반물질과 괴리감 때문에 이쪽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는한 함대화력 비교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인전투가 아무래도 좀 건전하죠(..)
제밋지도않고.. 생산적이지도않고 나중에 결론은 작가마음이고
무엇보다 두쪽 모두 잘 알고있어야 가상전투가 성립이 되겠죠.
이정도가 된다면 어느쪽의 우세나 승리보다는 "어떻게 싸울까" 궁금해서 시나리오 짜는 곳에 더 짱구가 돌아갈 것 같네요.
근데 인터넷에 올라온 VS글은...답이없죠.
아 안되요. 캐리어도 답이없네요. GG
결국은 잉여싸움이된다는겁니다. 겪어본 본인.
SOS단 VS 키요스미 고교 마작부
마작으로 대결!!!
....라고 하면 역시 비생산적이겠군요...;;;
아, 미쿠루는 별 도움이 안되려나요.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든간에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절대적 룰이랄까..
정말 몇년은 더 걸릴지도 모릅니다;;;;
뭐 소수 매니아들이나 하는 짓이니 바꾸긴 의외로 쉬울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