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2월 20일
만달로리안과 시스의 음모

클론전쟁 만달로리안 삼부작이 결국 싱겁게 끝나버렸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스토리 구조에 있어서는 별 볼 일 없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조금 뒤틀어서 생각해보면 그 뒤에는 생각해볼 것이 상당히 많이 깔려 있습니다. 바로 이 전체 음모가 단순한 쿠테타가 아닌, 더욱 큰 배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음모죠.
우선 데스와치의 계획을 되짚어보겠습니다. 데스와치의 목표는 현재 만달로어 행성을 지배하고 있는 평화주의 정부를 전복시키고 자신들이 만달로리안 사회를 장악하여 과거처럼 공화국을 적대시하는 전사들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데스와치는 분리주의 연합과 협력을 하여 두쿠의 지시를 받고 있죠. 두쿠는 데스와치가 공개적인 테러로 혼란을 조장하면 만달로어의 상황을 심각하게 여긴 공화국군이 평화유지군(혹은 데스와치 진압대)을 보내 주둔시킬 것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만달로리안이 평화주의를 받아들인지는 불과 한 세대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군대가 자신들의 고향에 머무르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길 것이라는 생각이죠. 이 때 데스와치가 선동을 하면 평화주의 정부는 '타국의 군대를 고향에 끌어들인 배신자'가 되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데스와치는 독립 투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에는 이상한 부분이 두가지 있습니다.
1. 공화국군이 만달로어에 군을 파견해 시민들이 모두 데스와치에 가입한다 하더라도 일개 부족, 그것도 이미 대부분의 무기를 폐기한 이들이 은하계 최대의 군대를 이길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데스와치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일단 정복하고 보자는 심보였을지 몰라도, 두쿠는 이 정도 결과쯤은 예상할 수 있었을 겁니다.
2. 두쿠가 도움도 안 되는 데스와치를 도와줄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겁니다.
자, 그렇다면 대체 두쿠의 꿍꿍이는 뭐였길래 이런 계획을 짠 것일까요?
사실 이 계획은 두쿠 독단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사실 이는 두쿠의 배후에 있는 인물, 그것도 이 전쟁에서 양측의 모든 전략을 조율하고 조종하는 인물이 계획을 한 것입니다.
바로 다스 시디어스, 팰퍼틴 의장입니다.

여기부터는 추측만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만달로리안에 대한 이 계획은 성공했다면 절대 데스와치에게 좋게 끝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공화국군이 만달로어에 파견되어 데스와치의 선동에 의해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을 것이란 생각은 옳은 것이었을 겁니다. 그걸 알기에 새틴 공작도 그렇게 필사적으로 공화국군이 오는 것을 막으려고 했겠죠. 불과 십수년 전에 일어난 전란을 덮고 평화주의로 폭력적인 본성을 가리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을테니까요. 자, 그렇다면 데스와치의 깃발 아래 모인 만달로리안들이 무기를 들고 공화국에 대항합니다. 그럼 공화국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분명 이를 방어하고 진압하려 했을 겁니다. 하지만 만달로리안들은 필사적인 전사들입니다. 죽을 때까지 저항했겠죠.
설사 공화국이 시민들을 진압하는 걸 포기하고 떠나려 한다 하더라도 두쿠가 만달로어에 군을 파견하면 공화국도 그리 쉽게 떠나지는 못했을 겁니다. 12화 초반부에서 만달로리안이 연합과 내통하고 있다는 거짓정보를 흘린 것도 이런 공화국군의 주둔에 대한 명분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죠. 공화국은 거점을 잃을 수 없어 싸웠을 것이고, 두쿠와 힘을 합친 만달로리안들도 이에 필사적으로 저항했을 겁니다. 그리고 남는 것은?
만달로리안의 철저한 파괴.
수 많은 민간인/군인 피해와 학살의 현장이었겠죠.

만달로리안의 파괴로 인해 팰퍼틴이 얻는 이득은 여러가지였을 겁니다. 전쟁을 가능한 한 참혹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강력한 질서를 바라게 만드는 것. 비무장 평화주의의 덧없음을 설파하고 결국에는 무력에 의한 질서를 정당화 시키는 것. 그 질서를 실현시키는 데 있어 분명 반발할 반동분자들을 미리 숙청시켜놓는 것. 모두 궁극적으로 신질서, 즉 팰퍼틴의 은하 제국 계획에 이득이 되는 것들입니다.
# by | 2010/02/20 20:30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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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토화되고 수십년정도 뒤에 보바펫이 왔을때 처참한 흔적이 생긴 모습을
보게 된겄 갔군요....
지금까지 그래와꼬, 아페로도 개소크.
정말 시디어스는 그가 꾸미는 음모와 교활함에서는 역대 시스 중 최고인 듯.
저 웃음을 보니 만달로리안 계획인 실행이 되었다면 참 볼만하겠는 데(?),
클론워즈에서 그건 너무 한 바람이겠죠 ㅡ.ㅡ
케드 베인은 전쟁후 어찌 될려나요?
버림받지 않고 바운티 헌터로 계속 살아갈려나?
시디어스가 지금은 딱히 전쟁후에 버릴 이유가 없어보이지만 시디어스랑
엮인 녀석들이 다들 좋게 끝나지는 않는 지라..
아니, 팰퍼틴 정도라면 스타워즈 뿐만 아니라 어딜 가서도 흥할 듯.
캐드 베인은 전쟁 후에 어떻게 되든 좋으니 클론전쟁에서나 제대로 활약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뭐 시즌2의 주인공 정도로 보여주더니 정작 3편 등장하고는 얼굴도 안 비쳐요.
저도 캐드 베인이 어떻게 될지가 클론워즈에서 더지 등장과 함께 가장
기대되는군요.
정말 무시무시한 사람이죠.. ㅠㅠ
클론워즈를 까지 않겠습니다.
근데 아나킨도 평화유지군 하라면 잘 할거같...
이 가설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 클론전쟁의 분위기를 계승해야 한다는 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