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시절, 가장 감명 깊게 한 게임

밸리 들어가보니 요즘 재밌는 바톤이 돌아다니고 있어 줏어왔습니다.


저희 집에 처음으로 컴퓨터가 들어온 것은 대략 98년~99년도 정도였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슈퍼패미콤으로 게임을 했었고, 99년에는 닌텐도64라는 걸작의 축복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만 현재까지 제 게임 라이프는 콘솔이 아니라 컴퓨터로 이어지고 있으니 컴퓨터쪽을 중점으로 얘기하는 게 더 낫겠죠. 애초에 콘솔로는 해본 게임도 별로 없고...

당시가 어렸을 때라 게임을 그다지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판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시대가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의 시대였던 만큼 저 역시 스타크래프트 이외에는 그다지 아는 게임들이 없었습니다. 디아블로는 데모만 해봤었고, 친구네 집에서 도스용 둠을 해봤었고, 컴퓨터 서적 사면 끼워주는 CD에 들어있는 게임들, 그리고 당시 컴퓨터를 사면 당연한 듯이 설치되어 있던 불법복제 게임들 외에는 그다지 많은 걸 접해보지 못했었죠.

게다가 바로 그 직후에 저는 게임 따위와는 인연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아프리카 오지로 훌쩍 떠났기 때문에 게임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고 재미를 붙일 나이쯤 되었을 땐 게임을 없어서 못 하는 시점이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무려 컴퓨터까지 무진장 후달렸었죠 (저는 2003년까지 하드 용량이 2GB밖에 안되는 컴을 썼습니다 -_-).

이 때문에 저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인 창세기전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건 지금까지 마찬가지고요. 대신 창세기전에 대응될만한 다른 게임을 했었는데 그건 바로...



영웅전설3, 하얀마녀였습니다.



아프리카로 떠날 때 무려 할아버지께서 (!!) 사주신 패키지 게임이 두개 있었는데, 하나가 파랜드택틱스1,2 합본이었고 또 하나가 바로 이 하얀마녀였습니다 (이 외에도 로도스도 전기 - 파리스의 성녀 전권까지 선물로 주셨지만 그 얘기는 빼고;;). 저로서는 사실상 처음 접해본 RPG 게임이기도 했죠.

어린 시절이었던지라 구구절절 늘어놓기에는 기억력이 부족하지만, 이 게임은 지금까지도 저의 한켠에 아련한 향수처럼 남아있습니다. 캐릭터들은 유쾌했었고, 배경은 아름다웠으며, 스토리는 위대했죠. 판타지 세계관이라는 걸 사실상 처음 접했을 무렵인데, 처음 접한 판타지가 이런 독특하고 미려한 세계관이었기에 저에게는 상당한 충격과도 같았습니다. 일러스트, 대사, 음악.. 모든 게 어린 나이에 대단히 건전한 자극이 되어줬죠.

이 게임을 한 5회차 클리어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제 유년 시절은 하얀마녀가 지배했었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인생 첫 RPG이자 첫 판타지, 그리고 처음으로 감동을 받아본 게임이 이 명작이라는 것에 새삼 감사하게 됩니다. 그지고 지금까지도, 제 감수성의 상당 부분은 이 게임의 영향력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겁니다.



...근데 왜 4편, 5편은 아직도 못해봤지?!


PS. 그래도 바톤이니까 돌려야겠죠?

올드캣님
디시버님
계란소년님
잠본이님
겨리님

일단 이렇게..


by Zannah | 2010/03/20 01:08 | 즐거운 게임 | 트랙백(1) | 덧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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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ife, the Un.. at 2010/03/20 22:10

제목 : 게임 하면서 해본 최고의 미친짓
내 어린 시절, 가장 감명 깊게 한 게임 <쟤는 나가 하얀 마늘을 한다> 어제 하얀마녀 얘기를 꺼내다보니 생각난 아픈 추억이 있어서 썰 좀 풀어보겠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저로서는 하얀마녀가 처음으로 접해본 RPG였습니다. 모든게 다 생소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스킬을 찍고 명령을 적절히 배합해고, 장비를 바꾸고, 레벨업을 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았었죠. 그래서 전 첫 기본 무기부터 시작해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more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3/20 01:11
...4편하고 5편은 요즘 용산에도 없더군요. 어째 전 4는 아직 못 구했고 3과 5만 간신히 구했습니다. 간간히 3편이 보이더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3
4편은 온라인으로 해야 할 듯.. 근데 사도 윈도7에서 안 돌아갈 것 같네요..ㅠ
Commented by blus at 2010/03/20 01:21
가가브 트릴로지는 명작이지요. 전 전부 다 소장하고 있습니다.;ㄱ;
정말이지 하얀마녀에 감동하셨으면 반드시 4편 5편도 모두 해보셔야 되요. 특히 5편에서 '모든 것'이 밝혀질 때는 눈물이 주룩주룩 흐릅니다.;ㄱ;
Commented by blus at 2010/03/20 01:40
신영웅전설 시리즈는 후에 리뉴얼되어 psp판으로 이식되었는데 아루온(http://www.aruon.com/)에서 결재식 온라인플레이로 현재 신영전4이 서비스 중입니다.(원래 역사순서가 4-5-3순이라 순서대로 pc판으로 개발중이라 했는데 중간에 직원의 기술누출로 인해 타격을 받아 현재 3,5편은 개발이 중단되었다고 들었습니다.ㅠㅠ...)

그래도 pc판 영웅전설5 바다의 향가는 구하기가 쉬우실겁니다.
여유나실 때 꼭 해보세요.;ㄱ;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5
엔하위키에서 5편 해보면 모두들 감동과 패닉의 도가니에 빠지게 된다고 하던데 대체 어떤 건지 너무 궁금합니다..ㅠㅠㅠ

그러고보니 PSP판이 있었죠. 음.. 영문판이나 구해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일단 4편은 아루온에서 해보고 5편은 어디서 구해야할텐데.. 혹시 구할 수 있는 곳 아시나요? ;ㅅ;

..근데 윈도7에서는 안 돌아갈 듯. XP모드에서 되려나;;
Commented by 카코포니 at 2010/03/20 01:52
저는 어릴때 대항해시대2, 스타워즈: X-wing, 그리고 퍼스트퀸4에 빠져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게임쪽에서 일하면서도...
여태 그 시절에 했던 게임들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은 찾지 못하겠더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5
고전 게임들 중 명작이 참 많죠.. 요즘 그래픽은 좋아도 아직도 고전게임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은 것만 봐도..
Commented by Mjuzik at 2010/03/20 02:38
이건 정말 초명작이지요.
하얀 마녀의 슬픈 이야기.
비록 전투 시스템이 욕을 절로 소환하지만......
3 4 5편 전부 하면서 하악하악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로서도 최고의 게임 하나를 꼽으라면 파판 세븐과 고민하는 게임.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6
저는 신영웅전설을 해서 전투 시스템에 애로사항은 없었습니다.
파이널판타지는 아쉽게도 한번도 못해봤네요.. ㅠㅠ
꼭 해봐야 할텐데..
Commented by 콜드 at 2010/03/20 03:41
중학교 때 파랜드 택틱스와 더불어서 말이 많았던 물건이였습니다 =ㅂ=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7
근데 전 파랜드 택틱스는 그닥 정이 가진 않더군요..
Commented by 창검의 빛 at 2010/03/20 08:26
고전 명작 하얀마녀군요.
그보다 로도스도 전기 파리스의 성녀 전권이 더 신경쓰입니다!
그때는 마계마인전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을터!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8
근데 그 로도스도전기가 지금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어디로 사라진거지;;
Commented by 블랙 at 2010/03/20 09:15
저는 '엘시드 - 다크 나이트 사가'를 제일 감명깊게 했습니다. 스토리나 그래픽이 어디서 많이본거라는게 옥의티 지만...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8
으헝 블랙님께도 바톤 넘겨드릴 걸 그랬군요.
Commented by 마이니오 at 2010/03/20 09:56
난 이스이터널 1,2 시리즈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0:59
이스도 영웅전설과 함께 걸적으로 꼽히죠.
Commented by 리아 at 2010/03/20 10:07
전 씰이라는 게임이용...... 아시려나?;;
와레즈 흥할때 나와서 묻힌게임..ㅠㅠ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0
씰은 그 이름은 많이 들었죠.
화이트데이와 함께 복돌질의 최대 피해자..ㅠㅠ
Commented by 소시민 at 2010/03/20 12:40
하얀마녀는 음악도 참 좋았죠... 우돌국의 숲의 배경음악이 참 몽환적이

었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1
OST CD도 같이 와서 참 좋았습니다. 마음 편해지는 음악들..
Commented by SuperDuper at 2010/03/20 12:50
저도 아직도 게르드란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추억에 빠져듭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1
역시 영웅전설은 위대하군요..ㅠㅠ
Commented by 국사무쌍 at 2010/03/20 12:53
시간 되시면 5도 역시 해보심이...
4는 아주 중요한 내용은 없어서 스토리만 알고 넘어가셔도 되지만요
5는 정말 명작도 이런 명작이 없습니다;ㅅ;!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건 저도 3편이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2
바다의함가가 그렇게 명작이군요;;
그러고보니 집에 공략집이 있는데.. 거기서 스토리 찾아볼까나. (퍽)
Commented by 맑은세상 at 2010/03/20 21:51
전 어렸을적에 그란디아2를 하고 놀았습죠
이것도 재밌게했었습니다. 초딩에겐 반가웠을 한국어더빙...그리고 스토리도 나름 괜찮더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2
당시에는 완벽 한글화 게임들이 참 많았죠. 지금과는 달리 패키지에 대한 희망이 있었던 시절이니..
Commented by 아야소피아 at 2010/03/20 22:30
5편 <바다의 함가>도 추천합니다. <하얀 마녀>으로부터 50여 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데, 가가브 3부작의 모든 떡밥(?)을 총정리하는 작품이죠. 게다가 음악을 테마로 하는 게임이라 귀가 즐겁습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3
헐 50년이나 뒤의 이야기로군요.. 엔하에서 읽어봐서 가가브 트릴로지의 모든 게 밝혀진다는 건 아는데.. 아 꼭 해보고 싶어요.ㅠㅠ
Commented by 창검의 빛 at 2010/03/20 22:50
제 경우는 창세기전 2부터였지요.
하지만 서풍의 광시곡 이후로 뷁렑뭵뤩꽭렑이 되어가는 스토리를 보며 어헝헝헝.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3
창세기전은 참 해보고 싶긴 한데 언제적 게임인지.. 머엉
Commented by 회샏흉성 at 2010/03/21 09:14
전 해봤는데 스토리 진행을 어떻게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제 추억의 게임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1,2'였죠.
그냥 컴에 깔려있길레(...) 열심히 해댔죠.
캠페인 하나 깬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어렸을 때 '술탄 살라딘님,하앜하앜'했던 건 기억납니다.ㅋㅅㅋ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4
오오 에이지오브엠파이어.. 저도 예전에 패키지 사서 재밌게 했었죠. 스타보다 에이지쪽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포스 at 2010/03/21 20:50
...... 기억 나지 않는걸 보니 그당시 했던 게임들이 별로 대단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게임을 해도 항상 컴퓨터 보다 못한다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5
저도 게임 잘 못하는 편이긴 합니다;;
Commented by 겨리 at 2010/03/22 00:20
웃... 금방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10/03/22 01:05
ㅎㅎ 천천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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