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페이스 항해의 모든 것 <상>

SF 장르에서 가장 보편적인 범우주 행해 수단은 단연 워프 등 4차원상의 웜홀을 이용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워즈는 처음 나왔을 1977년부터 하이퍼스페이스라는 항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스타워즈 작품에서 등장하다보니 하이퍼스페이스에 대해서는 여러 흥미로운 팩트들이 존재합니다.

역사

하이퍼스페이스 기술이 스타워즈 은하계에 등장한 것은 최소 영화시대로부터 약 10만년도 더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고대 종족인 그리 종족과 크와 종족은 하이퍼게이트라는 것을 만들어 은하계를 여행할 수 있었는데, 하이퍼게이트는 출발지와 목표지가 고정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발명이 아닌, 우연히 발견된 '현상'에 불과해서 아직 실질적인 의미의 '하이퍼스페이스 기술'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당시 사용되었던 하이퍼게이트는 수 만년이 지난 현재 과학으로도 설명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이퍼게이트>

하이퍼스페이스를 자유롭게 사용한 첫 종족은 은하계 역사에 큰 종적을 남긴 라카타입니다. 라카타인들은 약 3만5천년 전, 포스 에너지를 사용해 하이퍼스페이스 항해를 할 수 있었고, 이 기술을 이용해 최초의 은하 국가인 라카타 무한제국을 건설해 1만년동안 은하계를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 포스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오버테크놀러지도 그들의 다른 유산인 스타포지와 함께 아직까지 설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하이퍼스페이스 기술이 완성된 건 무한제국의 지배가 황혼기를 맞이할 무렵인 2만5천년 전으로, 코렐리아 등에서 등장한 인간 족은 이 기술을 이용해 공화국을 건설해 은하계의 새로운 패자로 등장할 수 있었습니다.


개념과 원리

하이퍼스페이스는 통상우주에서 불가능한, 빛의 속도를 초월하는 것이 가능한 우주입니다. 하이퍼스페이스는 빛보다 높은 속도에 올라 있는 물질인 타키온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통상우주 위에 겹쳐져 있는 하나의 새로운 차원입니다. 하이퍼스페이스 항해는 통상우주에 있는 존재가 이 다른 차원에 진입하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는 하이퍼드라이브라는 오버테크놀러지의 결정체가 사용되는데, 하이퍼드라이브는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해 우주선 전체를 다른 차원으로 전이시키는 일을 합니다. 하이퍼스페이스에 진입한 우주선은 하이퍼드라이브가 발생시키는 널-원자 필드라는 자기장 속에 들어가게 되며, 이 자기장으로 인해 타 차원에서 여전히 존재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성능 좋기로 유명했던 T-14 하이퍼드라이브>

과학자들 사이에서 하이퍼스페이스 항해는 흔히 '전환된 존재형식'이라고도 설명되는데, 통상적으로 진입할 수 없는 초고차원의 우주에 3차원의 물질이 그 위상을 완전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하이퍼드라이브의 널-원자 필드가 사라지거나, 필드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 물질의 존재형식은 소멸되어버린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초고차원에서 통상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게 되면 타키온으로 변이된 것으로 가정된 우주선은 빛의 속도보다 상대적으로 수백만배 더 빠른 속도로 항해할 수 있게 됩니다. 스타워즈의 세계에는 이런 기술이 10미터가 채 안되는 우주선에서부터 지름 900km의 데스스타2에까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중력과의 관계
하이퍼스페이스는 4차원 우주와 긴밀한 상호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력은 하이퍼스페이스 항해시 가장 주의해야 할 변수로서, 항해의 성공여부는 이 중력을 어떻게 잘 피해가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하이퍼스페이스 돌입은 중력장 안에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하이퍼스페이스 내에 있더라도 중력장 안에 들어오게 되면 우주선은 자동으로 통상우주로 튕겨져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도약 전 우주선의 항법 컴퓨터는 방대한 계산으로 은하계의 현재 존재하는 중력장의 위치를 모두 파악하여 중력장을 가장 잘 피해갈 수 있는 경로를 산출해내야 합니다. 만약 계산 없이 도약한다면 (블라인드 점프라고 부릅니다) 항성이나 소행성대, 혹은 블랙홀 속으로 뛰어들 수 있어 자살행위와 같게 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공화국의 초창기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탐험가들의 은하계의 중력장 위치를 알아내고 정리하여 안전한 경로를 찾는 데 목숨을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하이디안웨이나 코렐리안런 같은 굉장히 안전한 루트들이 발견되었고, 이런 루트들은 은하계의 정치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하이퍼스페이스 루트가 개발되지 않은 은하계의 약 1/3은 언노운리전, 즉 미탐색 지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은하계 중심인 딥코어의 경우에는 수 많은 천체가 너무 밀집되어 있어 항상 루트가 끊기고 생기길 반복하여, 오직 광범위한 인지능력을 가진 포스 유저들만이 루트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다음편
에서 계속


by Zannah | 2010/04/04 20:19 | 별들의 전쟁 | 트랙백(1) | 핑백(2)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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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ife, the Un.. at 2010/04/08 00:53

제목 : 하이퍼스페이스 항해의 모든 것 <중>
하이퍼스페이스 항해의 모든 것 &lt;상&gt; 매스 섀도우와 인터딕트 매스 섀도우는 하이퍼스페이스 항해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필수적인 개념입니다. 앞서 &lt;상&gt;편에서 하이퍼스페이스가 중력장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는데, 매스 섀도우는 '질량의 그림자'라는 이름 그대로, 중력이 고차원 우주에 투영된 흔적입니다. 즉, 통상의 3차원 우주에서 중력이 작용하는 영역이 하이퍼스페이스에 비춰져 매스 섀도우를 형성한다는 것이죠.......more

Linked at Life, the Univer.. at 2011/05/15 18:53

... 가 무슨 끄면 그만인 엔진 같은 건줄 알아? 저기서 하이퍼드라이브에 전원공급을 중단하는 순간 우주선은 통째로 초공간 속에서 원자 단위로 산산히 부숴져 사라지거든요?(이 글 참고) 하지만 그딴 거 없고 아소카는 '그럼 아나킨 생명유지장치가 꺼져요 징징징'거립니다. 아까 아나킨 보니까 멀쩡해보이더구만 -_-.. 아일라는 '우리 모두 살 ... more

Linked at Life, the Univer.. at 2012/02/06 12:27

... 혹은 좀 더 은밀한 목적으로 항해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지고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항로를 통해 여행하게 된다. ☞더 읽어보기 하이퍼스페이스 항해의 모든 것 &lt;상&gt;하이퍼스페이스 항해의 모든 것 &lt;중&gt;하이퍼스페이스 항해의 모든 것 &lt;하&gt;쿨타임 됐다. 클론전쟁 까자! PS. 왠지 점점 ... more

Commented by 황제 at 2010/04/04 20:49
이런 게 또 재미있긴 하죠.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5 02:10
앞으로 보다 기술적인 면을 파고들겁니다. ㅎㅎ
Commented by tenil at 2010/04/04 21:03
아 ... 이런 게 정리되길 바랬음

그런데 저 하이퍼게이트 설정은 ... 어디서 나오는 겐가 ;;

미드 '스타게이트'랑 거의 같은 설정인데 .. 음 .. 스타게이트의 10만년후 이야기가 스타워즈가 되는건가 -_- ..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5 02:10
하이퍼게이트를 포함한 초고대 설정은 대부분 90년대 롤플레잉게임 룰북에서 나오죠. 롤플레잉 룰북이 괜히 설정의 보고 소리 듣는 게 아님.. (....)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10/04/04 21:04
이제 인터딕트 크루져나 케셀런이 튀어나오겠군요!

인터딕트 크루져는 타이파이터 메뉴얼에서 처음 보고 그 특이한 생김새가 인상깊었었고, 케셀런은 맨 처음 에피소드 4 봤을 때 한 솔로가 대체 뭔 소릴 하는지 알 수가 없었지요 -ㅂ-)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5 02:12
케셀런은 중요한 주제라서 이번 연재에서 다루지 않고 따로 포스팅을 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4에서는 클론전쟁도 그렇고 루카스가 '뭔가 깊은 내막이 있을 것 같은' 설정을 참 많이 깔았었죠.. 요즘은 그런 게 너무 부족함.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4/04 21:08
항법 컴퓨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군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5 02:12
R2-D2가 바로 항법컴퓨터죠.
Commented by 유나네꼬 at 2010/04/05 02:23
R2-D2 무서운 아이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9 02:44
R2를 무시하지 마셈. (....)
Commented by 포스 at 2010/04/04 21:43
이 말은, 하이퍼드라이브의 널-원자 필드가 사라지거나, 필드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 물질의 존재형식은 소멸되어버린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만일 에피소드5에서 밀레니엄팔콘이 ISD의 뒤통수에서
좀 늦게 떨어져 나왔다거나 떨어질 타이밍을 놓쳤다면
밀레님엄 팔콘과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은 차원에서 갈가리 찢어지는 건가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5 02:14
아뇨 함선과 부착된 외부의 어느정도 선까지는 필드가 감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주선이 다른 기체를 인양해서 점프를 한 예도 있고요.
Commented by 액시움 at 2010/04/05 00:23
간단한 설정으로 우주에 특별한 항로가 존재하는 당위성을 만들어냈네요. 어헣헣. 은하영웅전설 같은 작품에는 저런 설정이 없으니(있더라도 본편에서는 안 나오니;;) 그 특유의 회랑 개념이 잘 이해가 안 됐더랬죠. 그냥 직선으로 이동하면 되는 우주에서 웬 협곡 같은 장소가 존재하고 그 안에 거점 요새가 자리잡고 있다니...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5 02:16
문제는 정작 루카스가 저런 설정을 모른다는 거.. -_-;;;
이건 연재 후반에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Commented by 배둘레햄 at 2010/04/05 05:55
이거...스타워즈 말고 겜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도 나온 것 같은데요...;;;

치매라 기억이 가물가물...;;;

뭐였더라...기억이 날듯한데...ㅠㅠ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9 02:44
하이퍼스페이스라는 개념 자체는 여러 작품에서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데스스타 at 2010/04/05 22:36
몇몇 설정을 무참히 파괴해버린 클론워즈 ㅡㅡ
필로니 개새끼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9 02:44
필로니 ㅗㅗㅗㅗㅗㅗ
Commented by 회색흉성 at 2010/04/06 18:50
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하이퍼스페이스 설정이었는데
감사합니다. 항로 개념은 저런 것이었다니,의외로 당위성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9 02:45
스타워즈 설정이 '있어보이는' 건 꽤 잘 해요. (...)
Commented by 길가던 공대생 at 2010/04/07 01:35
안녕하세요
오오.. 이런거 좋아해요
포스팅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09 02:46
으억 문과 출신이라 과학 개념 같은 건 그냥 두서없이 써버렸습니다..
자비를 ㅠㅠ
Commented by 창검의 빛 at 2010/04/15 10:06
라카타는 무한 물량의 스타포지도 그렇고 별의 별게 다있었네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4/24 23:52
스타포지나 이거나 비슷한 원리일 거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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