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공화국 소설 <기만> 번역 - 2

구공화국 소설 <기만> 번역 - 1

그들이 등진 뒤로 지고 있는 태양이 만드는 긴 그림자는 어둠의 전령처럼 앞장서 거대한 입구를 통과했다. 사원 내부는 조용했다. 이 평온함도 곧 산산히 부숴질 예정이었다.

맬거스의 부츠가 반질반질한 석제 바닥에 부딪히며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들 앞으로 홀이 수 백 미터 길이로 뻗어 있었다. 홀을 중심으로 좌우로는 화려한 기둥들이 이열로 바닥에서 천장까지 뻗어 있었다. 이를 따라 발코니 역시 홀을 애워싸며 길게 놓여 있었다.

맬거스는 다수의 경비들과 제다이의 존재를 느꼈다. 우측, 좌측, 그리고 전방.

그는 다시 한번 시계를 확인했다. 12초.

우측과 좌측 위의 움직임이 그의 눈길을 끌었다. 파다완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발코니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발코니 위에서 대여섯명의 로브와 후드를 입은 제다이들이 뛰어내려 맬거스의 앞쪽에 위치를 잡았다. 홀의 끝에 있는 장대한 계단으로 또 한명의 제다이가 걸어 내려왔다. 그의 포스는 강한 힘을 뿜어내고 있었다. 분명 제다이 마스터의 포스였다.

일곱명의 제다이가 맬거스와 엘리나를 향해 다가왔고 맬거스와 엘리나 역시 그들 앞으로 나아갔다.

점점 더 많은 파다완들이 위쪽 발코니에 집결하자 모독적인 빛의 기운이 맬거스의 신경을 거슬렸다.

그보다 더욱 강대한 존재감을 지닌 제다이들의 포스가 맬거스를 압박해왔고 맬거스 역시 스스로의 힘으로 그들을 조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서로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경멸에 가까웠다.

그는 속으로 숫자를 세어 내려갔다.

그와 제다이들 사이를 가로막던 공간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맬거스의 안에서 힘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들은 2 미터 간격에서 멈춰섰다. 제다이 마스터가 후드를 벗어 넘기자 회색빛이 섞인 금발 머리칼이 등장했다. 조금 불그스레한 잘생긴 얼굴이었다. 맬거스는 이미 브리핑에서 그의 이름을 들어 알고 있는 상태였다. 마스터 벤 잘로우.

외향 면에서 잘로우는 맬거스의 창백한 피부와 흉터들, 그리고 벗겨진 머리와 완벽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한편 포스의 측면에서 볼 때 맬거스는 잘로우와 극과 극에 서 있었다.

잘로우와 동행한 여섯 명의 제다이 기사들은 맬거스와 엘리나를 둘러싸고 자리를 잡았다. 움직여야 할 거리를 최소화 하기 위한 진형이었다. 제다이들은 마치 먹이를 둘러싼 포식자처럼 첨예한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엘리나가 맬거스와 등을 맞댔다. 맬거스는 그녀의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깊고 침착한 숨소리였다.

무거운 침묵이 홀을 지배하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파다완 하나가 헛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또 하나는 살짝 기침을 했다.

잘로우와 맬거스는 서로의 눈을 노려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어떤 대화도 불필요했다. 두 명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잘 알고 있었다.

맬거스의 시계가 삑삑 소리를 냈다. 작은 소리였지만 홀의 광대한 고요 속에서는 마치 폭발과도 같이 느껴졌다.

이 소리는 정적 속에서 제다이들을 깨우는 효과가 있었다. 제다이들이 각자의 광검을 발동시키자 어둠 속에서 빛나는 파랑과 초록의 선들이 탄생했다. 그들은 한 걸음 물러서더니 전투 자세를 취했다.

오직 잘로우만이 맬거스 앞에서 부동자세로 버티고 있었다. 맬거스는 그의 행동을 높히 사며 경의의 표시로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아마 제다이들은 비프음이 일종의 폭탄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실제로 그러했다.

후방에서 또 하나의 소리가 침묵을 가로질렀다. 탈취한 수송선이 다가오며 내는 엔진음이었다.

맬거스는 돌아서지 않았다. 대신 그는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었다.

제다이 기사들은 맬거스의 어께 너머를 바라보며 한 걸음 또 물러섰다. 그들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가득했다. 엘리나가 맬거스의 등에 밀착해왔다. 지금쯤 그녀는 사원을 통해 돌진하는 수송선을 볼 수 있을 터였다.

잘로우는 맬거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수송선이 내는 엔진음이 더욱 커지고 선명해지며 기계음의 비명을 길게 질러대었다.

맬거스는 제다이들의 눈이 커지고, 홀이 알람 소리로 울리며, 이윽고 비명 소리로 가득차는 것을 바라보았다. 곧 이어 모든 소리는 강화된 수송선이 사원의 앞쪽 벽을 뚫고 들어오는 굉음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파편이 흩뿌려지며 사원의 바닥이 충격에 의해 뒤흔들렸다. 금속은 휘고 비틀리고 수축했다. 사람도 휘고 비틀리고 수축했다. 잘로우의 눈을 통해 홀이 온통 폭발로 오렌지 빛에 물드는 광경이 비쳐졌다. 폭발이 산소를 빨아들이며 강한 바람이 일었다. 마치 폭발 그 자체가 들숨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폐인 것만 같았다.

맬거스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이미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공격을 수 천번이나 본 터였다. 그는 지금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속도와 질량에 의해 생긴 관섬으로 수송선은 사원의 바닥을 끌며 미끄러져왔다. 수송선의 뒤로 돌무더기가 끌리고, 화염이 요동쳤으며 기둥과 발코니는 무너져 희생자들을 으깨고 있었다.

여전히 맬거스와 잘로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수송선은 가까이, 더 가까이 미끌어져 들어왔다. 바닥에 끌리는 금속의 마찰음이 맬거스의 귀에도 점점 커져왔다. 더 많은 기둥들이 무너졌다. 불타오르는 수송선이 다가오자 엘리나는 맬거스에게 더욱 밀착해왔다. 하지만 이미 속도를 많이 잃은 수송선은 곧 멈춰섰다.

홀은 먼지와 화염, 연기로 가득했다. 불이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고통과 충격의 울부짖음이 순간의 정적을 꿰뚫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누군가가 외쳤다.

"의무병!" 또 다른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맬거스는 수송선의 승객실을 감싸고 있는 특수 강화판이 떨어져 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강화판은 마치 금속 비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곧 이어 승강구가 바닥과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으로 잘로우의 시선이 맬거스의 너머를 응시했다. 그는 질문에 대답을 요구하듯 고개를 젖혔다. 그의 표정에는 불확실함이 가득했다. 맬거스는 이를 의기양양하게 바라봤다.

불규칙한 진동음이 들리며 수송선에 탑승한 50여명의 시스 전사들이 광검을 켜들었다. 그것은 사원의 몰락, 코루스칸트의 함락, 그리고 공화국의 패망을 예고하는 전령이었다.

맬거스는 그가 코리반에서 봤던 환시를 상기했다. 전 은하계가 염화로 타오르는 광경이었다. 그는 자신의 후드를 젖히고는 미소를 지으며 라이트세이버를 발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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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소설 번역은 문장을 하나하나 번역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문단의 의미를 파악한 후에 표현에 맞춰 의역하는 게 제일 좋은 듯.. -_-;;

그나저나 벤 잘로우는 맬거스 라이벌 쯤 되는 인물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초면이었군요. 올드캣님은 신 드랄릭 정도 되는 포지션이 아닐까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맬거스가 죽인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는 점을 보아 제다이 카운실급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나저나 잘로우도 포스 쩌는군요. 이 둘을 라이벌 구도로 만들어야 재밌을텐데..

by Zannah | 2010/06/29 00:47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핑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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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Life, the Univer.. at 2010/06/29 00:54

... 류하리라 믿고 있었다. 그는 다시 한번 시간을 확인했다. 숫자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29초. 엘리나가 그의 오른편으로 다가왔고, 둘은 함께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2부 ... more

Commented by 제노스 at 2010/06/29 01:25
이 기만편 후에 멜거스가 어떤 행보를 할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7/03 02:36
이후 전쟁영웅으로서 승승장구..
Commented by 포스 at 2010/06/29 11:10
라이벌 구도.... 그런데 영상에서 죽었는데... 아쉽네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0/07/03 02:37
결국 알고보니 일회용 캐릭터. -_-;;
Commented by Minmayzza at 2010/06/29 11:29
어쩌면 다스몰처럼 허리 밑은 기계로 한뒤 나올수도...(그러면 간지가 안 나잖아!)

Commented by Zannah at 2010/07/03 02:37
그냥 구멍만 뚫렸을 뿐인데 하반신 절단이라니!
Commented by 창검의 빛 at 2010/06/29 13:56
그리고 마스터 벤 잘로우는 여기서 푹찍윽. 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Zannah at 2010/07/03 02:37
클론전쟁 스타일의 1회성 캐릭터.
Commented by 간신배 at 2010/06/29 22:43
푹찍윽이지만 멋잇엇다 횽.
Commented by Zannah at 2010/07/03 02:37
훗 제다이치고는 나름 하는군..
Commented by 회색흉성 at 2010/07/13 17:13
어쩌면 살아있을지도요.음...
제국 첩보부에서 다크사이드로 개조중이라던가.....
운 좋게 다른 제다이들에게 가까스로 구출받아 공화국 어딘가에서
'멜거스 ㅅㅂㄻ'라고 하며 힐링받고있을지도....

솔직히 바이오웨어가 이 정도 꼴이 됬으니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 생각해요.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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