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타임 됐다. 클론전쟁 까자!


요즘들어 왠지 블로그 하는게 재미도 없고 권태기도 오는것 같아서 대체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제 블로그의 정체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요. 이 블로그는 스타워즈 까는 블로그였던 겁니다! 클론전쟁이나 까야징~

클론전쟁 시즌1 13화는 도입부의 멋진 공중전과 프랑스 악센트의 아일라 세큐라의 등장으로 큰 호응을 얻은 에피소드였습니다. 저로서도 상당히 재밌게 감상한 편이지만 이에 반해 여러가지 우주 고증이라던가 기술적인 묘사 등에 있어서는 거의 재앙의 수준을 보여주기도 한 에피소드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기술적 엄밀함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 스타워즈를 기준으로 한다 해도 재앙 수준이었단 말입니다. -_-

우선 이 하이퍼스페이스 진입 장면은 두고두고 깔만한 가치가 있는 명장면(?). 드로이드의 공격으로 항법 컴퓨터가 폭주하는 바람에 하이퍼스페이스가 가동되어버리는 장면이죠. 여기서 간단 스타워즈 상식 하나. 중력장 내에서 초공간 도약은 불가능입니다. 이건 하이퍼스페이스 설정의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우주로 나가 중력장에서 어느정도 벗어나야 하이퍼스페이스 도약이 가능한 것인데, 대기권 내부에서의 도약은 어불성설이죠. 이는 스타워즈 시리즈 내에서 하이퍼스페이스의 응용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이런 성질을 이용해 더미 중력인 매스 섀도우를 펼쳐 우주선의 도약을 막거나 초공간 내의 우주선을 강제로 끄집어 내는 인터딕트 기술의 원리가 됩니다. 애초에 이렇게 대기권 내에서 도약이 가능하다면 행성 봉쇄 같은 건 의미가 없잖아!

아일라의 함선에서 탈출하는 과정에 부상을 입은 아나킨은 생명유지장치의 도움을 받는 빈사상태에 빠집니다. 여담으로 이 때 산소호흡기의 소리는 다스 베이더의 그것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제대로된 좌표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로 도약을 하다보니 항성으로 정면 돌진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내용은 스타워즈 첫 영화인 77년도 <새로운 희망>에서부터 등장한 것입니다. 항법 컴퓨터는 아예 날아가버려서 하이퍼스페이스에서 다시 빠져나와 좌표를 재설정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근데 이 볍신들은 궁여지책으로 내놓는다는 게 '우주선의 전원을 끊어 초공간으로부터 탈출한다'입니다. 아이고 너님들아, 그럼 너네들 다 뒈져요. 하이퍼드라이브가 무슨 끄면 그만인 엔진 같은 건줄 알아? 저기서 하이퍼드라이브에 전원공급을 중단하는 순간 우주선은 통째로 초공간 속에서 원자 단위로 산산히 부숴져 사라지거든요?(이 글 참고) 하지만 그딴 거 없고 아소카는 '그럼 아나킨 생명유지장치가 꺼져요 징징징'거립니다. 아까 아나킨 보니까 멀쩡해보이더구만 -_-.. 아일라는 '우리 모두 살려면 아나킨의 희생이 필요해!!'라는 식으로 묵살하지만 더 개그인 건 생명유지장치 껐다고 나중에 아나킨이 어떻게 되지도 않았다는 거.
아무튼 진짜로 끕니다. 아주 찰지게 주전력과 보조전력까지 다 수동으로 꺼버립니다.

LOOOOOOOOOOOOL!!!!!


성공했습니다! 함내 중력제어장치가 꺼지는 바람에 렉스의 몸이 위로 떠오릅니다.
중력제어장치는 단순히 발을 땅에 붙일 수 있게 해주는 것 외에도 스타워즈 우주선들의 엄청난 가속력을 탑승자가 최소한으로만 느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얘네들은 가속력 따위 우걱우걱 씹어먹는 초인들입니다.
가속력이 얼마나 센지 렉스가 잡고 있던 철제 구조물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며 렉스가 아일라를 덮칩니다. 손잡이를 우지끈 뽑아버릴 정도로 엄청난 가속력이 가해지고 있지만 다들 비행기 이륙하는 정도의 표정만 짓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나간 렉스도 아일라를 덮칠 땐 상냥합니다. 조종석을 가로지르는 동안 아일라가 포스를 이용해 가속력을 상쇄시켰나 봅니다.
이젠 가속력? 그건 먹는 건가효? 우걱우걱 'ㅅ' 수준입니다. 만물의 법칙에서 해탈하여 이제는 심지어 물리법칙까지 무시하고 있습니다. 아주 편한 모습으로 공중에 떠 있습니다.
애들이 저 지랄을 떠는 동안 아나킨은 침대에서 미동도 없이 편안하게 자고 있습니다. 과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에X스 침대입니다. 괜히 아나킨이 초우즌원이라 불리는 게 아닙니다. 루크 애비는 아나킨이지만 아나킨 애비는 포스거든요! 외쳐! 포스!! 참고로 옆에 서 있는 의료 드로이드 역시 잘만 서있습니다. 범상치 않은 놈입니다. 아마도 스타워즈 세계의 악의 흑막이라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아무튼 하이퍼스페이스에서 빠져나온 우주선은 항성 옆을 스치듯이 지나갑니다. 전원이 꺼져 차폐막 따위 없어도 항성의 열기를 몸으로 때우고 있습니다. 조종석에 앉아있는 친구들은 항성을 바로 옆에서 맨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습니다. 뭔 놈의 항성 크기가 달보다 작아보이는 건 애교입니다.

항성의 뜨거운 열기에서 벗어난지 단 4초만에 행성이 보입니다. 무슨 행성과 항성 사이의 거리가 지구와 달보다도 가깝습니다. 저 행성은 덥기는 커녕 우리나라 가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지적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타워즈의 우주는 이토록 신비롭습니다.

by Zannah | 2011/05/15 18:53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핑백(1) | 덧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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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11/05/15 19:03
빛나지만 뜨겁진 않다고요!
Commented by 레이오네 at 2011/05/15 19:07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ArchDuke at 2011/05/15 19:13
;;;;;;;;;;;;;
Commented by 00 at 2011/05/15 19:20
얼씨구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크았싸~
Commented by 한뫼 at 2011/05/15 19:29
무의식적으로 욕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Commented by 타치코마 at 2011/05/15 19:57
우주는 신비함으로 가득하죠
ㅇ>-<
Commented by 아드렐 at 2011/05/15 20:25
진짜 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Exass at 2011/05/15 20:41
클론전쟁의 최대 묘미는 한 장면, 장면마다 깔 것들이 수두룩하다는거죠 (어?)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05/15 20:54
이야 이건 뭐 스타워즈를 기준으로 생각해도 뭔가 괴이한 (...)
Commented by 솔롱고스 at 2011/05/15 21:02
대기권에서 초공간 항해를 한다? 이 이상한 점 하나만으로도 이 이상한 에피소드를 혹평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다른 이야기) 클론 워즈 3D에 대해 무관심하지만, 한 번 정도는 다 살펴보렵니다. 어느 점이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서 입니다. 이렇게 쓰니 극장판에 대한 기억부터 되집어야 겠습니다. 이미 희미해진대로 희미해졌으나 <필로니 개새끼>부터 나올만큼 아주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Commented by jick at 2011/05/15 21:38
으아니... 근데 왜 볼 때는 별로 이상한걸 못 느꼇을까 ㅋㅋㅋㅋㅋㅋ 이것이 클론전쟁 퀄리티
Commented by Zeratul at 2011/05/15 21:48
포스로는 다 됩니다.

포스로 분해되는 원자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아낙긴은 자고 있는 동안에도 포스가 철철철 흐릅니다.

아낙긴 만세!
Commented by 다스베이더 at 2011/05/15 21:51
필로니 개객끼 ㅗㅗㅗㅗㅗㅗㅗ
Commented by 와니 at 2011/05/15 23:06
생각을 종료합니다...
Commented by Allenait at 2011/05/15 23:08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 겠어
Commented by Storm Trooper at 2011/05/16 00:28
필로니 씨폿 색끼
Commented by 포스 at 2011/05/16 13:52
클론전쟁을 까는 맛은 찰지군요.
6년뒤에도 계속 깔거리가 넘쳐날듯....

그러고 보니 대기권내 초공간 도약은 클론워즈 시즌마다
한두번씩 나오는듯하고 2D에서도 한번 나왔죠.
(아사즈 쫒아가는 아나킨을 쫒아가는 클론분대)
Commented by arbiter1 at 2011/05/16 16:30
하이퍼스페이스 내에서 전원을 끈다... 이자식!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Commented by costzero at 2011/05/16 22:47
글에서 포쓰가 느껴집니다.
Commented by 긁적 at 2011/05/16 22:52
클론전쟁이나 까야징~ 에서 '저 나갈래요'가 이어지지 않는군요. ㄷㄷㄷ
포쓰 쩝니다. 깨알같이 까주셨네요 ㅋㅋㅋ
Commented by 역성혁명 at 2011/05/16 22:56
ㅇ<-< 우주만세
Commented by 봉군 at 2011/05/16 23:12
작가가 쪽대본을 썼나봐요.
Commented by Saga at 2011/05/16 23:22
그런데 원래 스타워즈 관련 작품이 나오면 조지 루카스가 전부 감수를 하는 거 아니었나요? 이런 설정구멍덩어리를 그냥 통과시켰다니...
Commented by Zannah at 2011/05/16 23:50
그 설정을 짜는 게 루카스가 아니라서요. (...)
오히려 기술적인 내용은 루카스가 더 몰라요. -_-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워즈 영화 외 작품의 경우, "조지 루카스 감수"는 립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감수'가 아니라 '위임' 체제에 가까워서요.
Commented by at 2011/05/16 23:59
아나킨 느님!
Commented by 아이지스 at 2011/05/17 00:50
포스 언리쉬드2도 이제 쿨타임이 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레네트 at 2011/05/17 01:18
ㅇ<-<.....아 깔 만하다
Commented by 이현경 at 2011/05/17 04:45
찰지구나
Commented by 로가디아 at 2011/05/17 10:05
스타워즈에서 너무 많은걸 바라면 안되지요
Commented by MessageOnly at 2011/05/17 10:52
안낙긴 선생이 무아지경의 운기를 통해 함체에 대한 열기를 포스로 막아내신듯...
Commented by 동굴아저씨 at 2011/05/17 11:47
애니는 볼게 아니었군요.
영화만 보길 참 잘했어...
Commented by 어섯 at 2011/05/17 18:12
OMG.....이게 뭔가요 우주원리, 아니 개념원리 씹어먹는 소리가 들리네요
Commented by ekfi at 2011/05/17 22:43
진짜 "쿨타임 됐다" 라는 말이 적절한 포스팅!!
Commented by Dreamchaser at 2011/05/18 13:49
Slingshot maneuver 를 통한 fly-by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겁니다만...

일단 4초만에 항성의 영역권을 벗어나 행성이 보일 정도이므로 (= 행성의 영역권에 도입하기 직전 내지는 영역권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므로) 행성과 항성간의 거리를 딱 아담하게 1AU정도 잡으면 1억 5천만 km / 4 <= 4천만km/s 정도 나오는군요. 그러면 에... Flyby를 통한 최대 속도 가속은 2배이므로 저걸 반띵하면 원래 우주선의 속도가 나온다는 결론이 나오는군요.음. 원래는 3천만 킬로미터가 넘습니다만, 계산의 편의상 3천만으로 잡으면:

(18*10^9m/s) /(3*10^8m/s) = 60c

우주선은 자그마치 광속의 60배의 속도로 날아가고 있었다는 사실.

(그거도 입사각과 돌출각이 같을 경우 이야기고, 만약 항성에 입사한 각도와 돌출한 각도가 다르면 속도는 더 빨라질겁니다. 거기다가 만약 항성과 행성의 거리가 1천문단위를 넘어서는 거리라면 우주선의 속도는 그만큼 더 빨라져야 할거고요.)

과연 위대하다 스타워즈의 과학. 이건 스타트렉을 그냥 우걱우걱 씹어먹어버릴 기세네?
Commented by 오호통재라 at 2011/05/19 16:01
엄마 쟤 설정먹어 ㅠㅠ
Commented by 로드 시디어스 at 2011/05/21 19:25
이 부분 말입니죠.
레고스타워즈3에선 전투가 끝나고 우주로 가서 베나터 격납고라고 해야되나?
그곳에서 수리중이 이었는데, 스카이워커의 실수로 하이퍼 드라이브가 작동되는 것으로 나왔는데.. 어째보니 이게 더 공식 같아... 대체 어디가 우리편인지? 레고스타워즈? 아니면 필로니? (물론 루카스는 빼고... 세계의 파괴자 디케이드같이 세계를 파괴하는데 이 인간은 자기가 만든 세계를 파괴 중이니...)
과연 아군은 있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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