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클론전쟁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총감독인 데이브 필로니가 처음으로 아소카 타노의 운명에 대해 입을 열어 화제입니다. 클론전쟁에서 갑툭튀해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제자라는 자리를 꿰어차고 들어온 아소카란 굴러들어온 돌은 언젠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제거해야 하고, 에피소드3에서 등장하지 않는 이유까지 설명해야 하는 아주 애매한 자리에 있었는데요, 캐릭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많은 추측이 있어왔지만 지금까지 필로니는 이에 대한 언급을 지속적으로 피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샌디에고 코믹콘에서 세스 그린이 제작진 인터뷰를 하고 다녔는데 먼저 조지 루카스에게 아소카의 운명에 대해 물어본 모양입니다. 그러나 루카스로부터 아무런 대답을 얻어내지 못하자 필로니에게 물어봤더니 필로니는 "아소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해보고 있다."라는 답변을 주었습니다. 우와, 그렇군요!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필로니가 심지어 생각이란 걸 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야 이거 대단한 발견이로군요.

암튼 이 얘기가 끝나고 나서 팬들과의 문답 시간 중에 필로니는 또다시 아소카의 운명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이에 대해 "시리즈 초반부터 여덟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놓고 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최소한 아까 대답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믿음직하군요. 하지만 으앜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들, 아나킨 제자라는 정신나간 포지션을 만들어놓고도 얘를 어떻게 할지 정해놓지도 않았다는 거야??? 아우 이런 생각 없는 놈들.. 스타워즈라는 거대 세계관을, 그것도 클론전쟁이라는 앞뒤로 작품들이 가득 차있는 밀도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으면서 전체적인 스토리 구상 따위도 생각하지 않고 시리즈를 만들다니... 결국 에피소드들은 그때 그때 아이디어로 급조한 스토리로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된 샘이로군요. 개같은 놈들, 그러니까 100편짜리 시리즈를 만들면서도 에피소드 사이에 연동성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지... 아우 정말 화나는군요.

뭐 이거 외에도 나왔던 한가지 흥미로운 얘기는 아소카의 검술 방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아소카가 쓰는 역수검법이나 이도류 같은 건 아나킨이 쓰는 일도류 정자세와는 완전히 딴판의 검술인데, 이를 누가 가르쳐준 것인지 물어본 질문에 대해 필로니는 "아나킨이 가르쳐줬다"라고 못박았습니다. 뭐 아나킨이 에피소드2에서 자르카이(이도류)를 나름 자유자제로 쓰며 두쿠와 겨룬 걸 보면 자신이 직접 쓰지는 않아도 익혀놓기는 한 모양입니다. 근데 이렇게 된다면 스타킬러의 검법 역시 베이더가 아소카에게 가르쳐줬던 기억을 더듬어서 훈련시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군요. 으잌ㅋㅋㅋㅋ 베이더에게 있어 아소카와 스타킬러는 어떤 존재일까요.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