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더의 '비밀제자', 베이더의 '암흑제자'

포스언리쉬드2 진 엔딩은 어떤 것?


포스언리쉬드2의 페이크 엔딩인 다크사이드 엔딩은 클론 스타킬러가 다스 베이더를 치려 하는 찰나, 스텔스로 접근한 스타킬러의 또 다른 클론이 주인공 스타킬러 클론(아 헷갈려 ㅋㅋㅋㅋ)을 찔러 죽이고 람 코타와 다른 저항군마저 쓸어버린 다음 저항군 잔당을 처치하러 떠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끝맺기 위해 다른 존재자를 끌어들이는 다분히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러운 막장엔딩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새로운 클론의 등장이 워낙 폭풍간지라서, 그리고 진엔딩인 라이트사이드 엔딩이 하도 병신 of 병신 수준이라서 나름대로의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영상에서 갑툭튀한 저 스타킬러 클론의 이름은 작중에 등장하지 않지만 게임의 컷씬 보기 기능에서 다크사이드 엔딩 제목이 "The Dark Apprentice"로 되어있어 '다크 어프렌티스' 혹은 '암흑제자'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1편에서 스타킬러가 베이더의 '비밀제자'였듯이 이 친구는 '암흑제자'인 것이죠. 처음에는 이 암흑제자가 그저 다크사이드 엔딩을 어찌어찌 끝내기 위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캐릭터인줄 알았습니다. 아니, DLC에도 등장했으니 1편의 시스 스타킬러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논캐논 캐릭터라 생각한 것이 더 정확한 설명이겠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암흑제자는 단순히 페이크 엔딩용 1회성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포스언리쉬드2의 엔딩을 보고나면 챌린지류의 몇가지 보너스 게임들이 언락되는데, 이를 클리어할 때마다 'Distant Thunder'라는 제목의 컷씬들이 풀립니다. 그리고 이 영상들에는 몹시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Distant Thunder는 게임 중에는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암흑제자의 탄생으로부터 그의 훈련, 그리고 카미노 전투 직전까지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 암흑제자는 다스 베이더가 시도한 '완벽하고도 순종적인 클론'을 만드려고 한 시도의 성공작입니다. 성공작이라 함은 이전 클론들의 실패요인이었던 메모리 플래쉬 현상 (클론이 본체의 기억을 갖고 태어나는 것)을 극복했다는 것으로, 실패작들이 과거 기억의 산물들, 즉 주노 이클립스나 프록시 등 스타킬러와 가까웠던 존재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것과는 달리 암흑제자는 스타킬러의 기억과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완벽하게 분별할 수 있게 됐음을 뜻합니다.

다스 베이더는 주노 이클립스를 아무런 동요 없이 쓰러뜨리고, 본체인 스타킬러의 시체를 보고도 아무런 감정변화를 보이지 않는 그를 매우 흡족하게 여기고, 그가 자신의 완벽한 제자임을 선언합니다. '완벽한 제자'라는 것은 역시 타인에 대한 감정에 얽매일 수밖에 없었던, 감정적으로 취약한 스타킬러 역시 실패작이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스타킬러와 람 코타의 지휘를 받는 저항군이 카미노로 진격할 때, 베이더는 암흑제자에게 이것이 그의 마지막 시험이며, "때가 되기 전까진 나서지 말라"라고 지시하고, 카미노 전투 내내 암흑제자는 대기합니다. 그러나 라이트사이드 엔딩에서 베이더가 체포당할 때까지 그는 전혀 등장하지 않죠. 소설판에서는 주인공 클론이 베이더 앞에 섰을 때, 그가 베이더를 내리치면 그의 다른 클론이 나타나 자신을 찌를 것이라는 비젼을 봤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즉, 스타킬러가 베이더 앞에서 그를 죽일지 살릴지 결정을 내릴 때, 암흑제자는 쭉 주인공 뒤에서 스텔스를 한 상태로 언제든지 그를 찌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일단 스타킬러는 베이더를 죽이지 않기로 결정했으므로 그가 당장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해가 갑니다만, 베이더가 저항군에게 구금당하는 상황에서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것도 저항군의 심장부로 잠입하려는 베이더의 계획인지...

이 암흑제자의 존재는 완전 병맛 투성이인 것 같은 포스언리쉬드2에 한가닥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아무것도 풀리지 않고,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은 2편입니다만, 암흑제자라는 '떡밥'을 이런 식으로 집어넣었다는 것은 몹시 놀라운 한 수였습니다. 물론 떡밥 자체가 그렇다는 것뿐이지, 이게 포언2의 쓰레기같은 시나리오를 정당화시켜주진 않지만요. 앞으로 3편이 나오리라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거기서 암흑제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풀릴지는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물론, 기대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by Zannah | 2011/11/05 18:25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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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ㅇㅇㅇㅇ at 2011/11/05 19:02
먼치킨은 똑같이 먼치킨으로서만 극복된다 -이킨제킨
Commented by 슬픈눈빛 at 2011/11/05 20:13
플레이 해보지 않고, 젠나님이 공개했던 엔딩영상과 이 정보만 두고 보면, 마치 포스언리쉬드 2의 라이트/다크 사이드 엔딩의 주체가 저 암흑제자인 듯하네요(라기 보다 그랬으면 합니다.-_-)
라이트 사이드에서 베덕경을 체포되도록 둔건 완벽했다고 생각됐던 암흑제자가 실제 람코타나 주노를 보고 라이트 사이드쪽으로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하고, 다크 사이드는 뭐 그런거 없음ㅇㅅㅇ 스타킬러+etc. 끔살
Commented by Falmehawk at 2011/11/05 21:08
다크 어프렌티스는 좀 재미있긴 하더군요.
클론질을 그나마 쓸만하게 쓴 듯.
Commented by 솔롱고스 at 2011/11/05 21:12
진창에서 반짝이는 것 하나를 주운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포스 at 2011/11/05 23:40
설마.... 저걸로 3편이 나와서 2편의 쓰레기같은 스토리가 완벽히 해결...
된다면 블랙만이 죽었다 깨야 될것같은....
Commented by jick at 2011/11/06 01:21
오오... 그러면 라이트사이드에서도 암흑제자가 있었단 말인가.. 그나마 다행이군요
Commented by 안녕하슈 at 2011/11/06 04:59
이런 제대로된(?) 제자라도 있어야

베이더 횽님이 덜 마음이 상하시겠죠.

그건 그렇고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
Commented by 로드 시디어스 at 2011/11/06 16:15
음.. 그렇다면 3편에서 저 녀석이 나올수도 있다는 건가요?
잠깐, 보바펫은 잊혀졌나요?
Commented by Exass at 2011/11/06 19:46
과연 쥐구멍에도 별 뜰 날이 올지......
Commented by 인비지블 at 2011/11/11 22:27
(자기 탓이지만) 배신한 제자를 신나게 울궈먹는 베이더군요;;
Commented by Storm Trooper at 2011/11/12 01:21
일단 그래도 포언은 병맛투성이라서....
Commented by PFN at 2011/11/20 00:44
방금 다 깨고 왔습니다만

이거 너무 충격과 공포네요;;

도대체 스토리가 어떻게 이렇게 되는건지..

베이더경 완전 바보만들어 놨네요 ㅠㅠ

거기다 제다이 클론 불가능한거 아니었던가요?

멀쩡하게 클로닝한것도 모자라서 양산을 해 내다니...

루카스옹께서 이 사실을 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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