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매틱 트레일러는 공식 설정인가?


게임은 소설, 만화 등과 달리 플레이어가 직접 이야기를 바꿔나가게 되고 여기서 개입되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스타워즈 공식설정으로 어느 정도까지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일반적으로는 '스토리적 요소'와 '게임적 요소'로 나눠서 퀘스트의 스토리,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사건 등은 공식설정으로 인정하고 그 외 게임 매카닉적인 부분들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입니다.

한편 게임의 예고편의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개입되지 않고 제작사가 미리 만들어놓는 것이긴 하지만 기존 스타워즈 게임들은 거의 대부분 게임의 플레이 장면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데 그쳤기 때문에 당연히 게임적 요소로 치부되었습니다. 애초에 스토리적 요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지요. 반면 게임 내부의 시네매틱 영상은 게임 전개상의 스토리적 요소가 충만하기에 공식설정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다크포스 시리즈에서 실사로 만들어졌던 카일 카탄의 이야기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최근들어 스타워즈도 게임계의 트렌드인 '시네매틱 트레일러'를 도입함에 따라 이에 대한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게임적 요소가 없으며 스토리적 요소만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 내부에 있지 않은 이 영상들의 스토리를 공식설정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문제죠. 먼저 스타워즈 시네매틱 트레일러의 포문을 열었던 <구공화국>의 '기만' 편을 보겠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심장이 벌렁벌렁거릴 정도로 멋진 트레일러였지요. <구공화국>의 시네매틱 트레일러는 총 세 편이 나왔는데 모두 게임의 메인 스토리와 완전히 유리되어 게임으로부터 과거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배경설정을 설명하는 목적이 강하다는 것이지요. <구공화국>의 트레일러들은 모두 게임의 배경 스토리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기만' 편은 그 자체로 공식설정인 소설 <Deceived>에서 다시 한번 묘사되며 확고한 캐논으로 자리잡았고, '희망' 편 역시 최근 코믹스인 <The Lost Suns>에 반영되었죠. 코리반 탈환을 다루는 '귀환' 편은 이를 직접적으로 다룬 공식설정 작품이 없습니다만 코리반 탈환이라는 실제 사건을 다뤘고, 이와 상반되는 다른 설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이 세 편 모두 이를 부정하는 작품이 등장하거나 기타 언급이 있기 전까지는 '당연히' 공식설정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배틀프론트: 엘리트 스쿼드론>의 트레일러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분명 시네매틱으로 제작되긴 했지만 관련된 스토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상에서는 제국의 스톰트루퍼들이 저항군으로 보이는 (몬칼라마리 함선들이 등장하는 것을 봐서..) 적들과 전투를 벌이는데, 궤도폭격까지 동반되는 대규모 전투로 보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타투인에서 이런 형태의 전투가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아예 시네매틱 트레일러 자체로 스토리를 하나 만들어버린다면 모를까. 그러나 이 경우에는 시네매틱으로 제작되긴 했지만 영상의 주안점이 스토리적 요소보다는 게임의 소개에 치중을 두고 있으며, 실제로 스토리적 요소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공식설정 논란에 껴줄 가치가 적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시네매틱 트레일러는 스토리적 요소가 들어있을 경우에는 공식설정,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게임적 요소로 나누는 기준을 적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놈의 <포스 언리쉬드> -_-






<구공화국>이 시네매틱 트레일러로 쏠쏠한 재미를 보자 루카스아츠는 <포스언리쉬드2> 역시 같은 제작사에 맡겨 시네매틱 트레일러를 제작했습니다. 이 두 편 역시 매우 멋있게 만들어졌죠. 그런데 문제는...

저기에 나오는 사건들이 모두 실제 게임과 매우 다르다는 겁니다. -_-

물론 요소별로 따져봤을 때 결론은 같긴 합니다. 아레나에서 고로그와 싸운 것도 사실이고, 카미노에서 깽판 부리고 탈출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네매틱 트레일러는 퀘스트의 결론을 중시하는 게임과는 달라서, 전체적인 스토리 요소를 살펴봐야 합니다. 즉, 게임에서는 <구공화국의 기사단>에서 주인공 일행이 마나안을 먼저 갔든 타투인을 먼져 갔든 어쨌든 갔다는 게 중요하지 그 순서는 게임적 요소 (정확히는 플레이어의 판단)에 맡겨두고 있지만 시네매틱 트레일러에서는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포스언리쉬드2>의 시네매틱 트레일러들은 큰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스타킬러는 베이더에게서 도망치긴 했지만 그건 베이더와 단 둘이 있을 때 정신적 혼란 상태에서 갑자기 발작적이고 충동적으로 벽을 뚫어버리고 도망친 것이지, 미리 포박되어 사형선고를 받고는 내가_무릎을_꿇은_것은_단지_추진력을_얻기_위함이었다.ksm 식으로 쿨슄하게 달아난 게 아니라는 것이죠. 물론 도망치던 중 어떤 적을 상대했느냐, 어떤 기술을 사용했느냐 등은 연출적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킬러가 모랄빵으로 이미 포박되어 있었고 베이더에게 E까지 먹었다는 것은 명백히 스토리적 요소입니다. 이게 어떻게 다를 수 있냐고요. 이게 가능하려면 게임의 스타킬러 이전에 다른 클론 역시 도망갔다는 식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그러면 새로운 존재자를 도입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_-

프리미어 트레일러에서의 사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 영상에서는 마치 스타킬러가 아레나에서 검투사 생활을 하고 있고, 다음 상대인 고로그를 맞아 싸우려 가는 듯 하지만 실제 게임에서 스타킬러는 원래 아레나에 참전할 생각따위는 있지도 않았고, 고르그는 단지 람 코타를 구하던 도중 맞닥뜨려 겨루게 된 상대일 뿐입니다. 스토리적으로 본편인 게임과 완전히 배치되고 있어요.

더 심각한 것은 다음 영상...



'Walls' 편의 경우 스타킬러가 베이더와 실제로 실내에서 싸운 일이 있고, 저 배경이 카미노라고 한다면 말이 되지만 'Snow' 편은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저런 설원 배경은 게임에 등장한 적도 없고 더욱이 그 곳에서 스타킬러와 베이더가 쇼다운을 펼친 일은 전혀 없으며 <포스언리쉬드2> 스토리상으로 봐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이 경우 시네매틱 트레일러를 공식설정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엄청난 문제가 생겨버리는 것이죠. -_- (결론은 포스언리쉬드 개갞끼)


스타워즈계에서 시네매틱 트레일러가 점점 보편화 되고 있고 앞으로도 출시되는 게임들의 상당수가 이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보아 제작진도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르랜드 치가 따로 언급을 해주던가요. 뭐 지금으로선 메인 스토리와 합치되는 것은 공식설정으로, 배치되는 것은 본편의 스토리를 우선으로 적용시키고 트레일러는 '게임적 요소'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현명할 것 같습니다.



by Zannah | 2011/12/18 17:48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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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이지스 at 2011/12/18 18:49
역시 결론은 포스언리쉬드 개객끼입니다
Commented by Zannah at 2011/12/19 13:24
포스언리쉬드 개갞끼!!
Commented by Exass at 2011/12/19 18:02
훌륭한 결론입니다
Commented by 도시조 at 2011/12/18 18:56
포언1은 인정, 포언 2는 사상 쓰레기...
Commented by Zannah at 2011/12/19 13:24
포언1도 인정하기 싫었는데 포언2라는 똥지뢰가 터져서...
Commented by 잠본이 at 2011/12/18 19:26
트레일러 하나 만들때마다 평행우주 하나 생길 기세(...)
Commented by Zannah at 2011/12/19 13:25
우주를 느끼고 있다!!
Commented by PFN at 2011/12/18 22:01
그러고 보니 포언2에 저런 장면이 전혀 없었군요;;

잊고 있었습니다.

트레일러 팀한테 자세한 설명도 안해준 걸까요

적어도 전후상황은 보여주고 만들게 하던가..
Commented by Zannah at 2011/12/19 13:25
애초에 스토리에 맞추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은 것 같아요..
Commented by 포스 at 2011/12/19 00:05
포언은 까야 제맛이죠.

근데 포언2의 Snow 트레일러....는 저게 눈이 아니라 트레일러에서처럼
스톰트루퍼의 가루이고 온 사방이 그걸로 덮였다는건 그만큼 저기서
감자가 제국군을 썰었다... 는 식으로 변명거리가 될수 있을까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1/12/19 13:25
으어어어엌ㅋㅋㅋㅋ
하지만 카미노에는 나무가 없어서 FAIL
Commented by Allenait at 2011/12/19 00:19
포언은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아니라 시네마틱 페이크네요..
Commented by Zannah at 2011/12/19 13:25
시네매틱 페이크!!!
Commented by 로드 시디어스 at 2011/12/21 19:33
솔직히 말해서 포스 언리쉬드 II에선 좀 심한것 같아요.
저의 경우는 다양한 제국군 병기를 감상하는 걸 즐기는 편이라 제국쪽엔 큰 문제는 없는 듯 하지만...(테러 트루퍼나 테러 바이오드로이드, 테러 워커는 좀 흥미롭긴 해도 좀 그렇지만...) 스타킬러라는 녀석은 정말 너무 문제가 심해요. 특히, 베이더를 관광보내는게... 블랙만은 다스 베이더라는 캐릭터를 몰아내고 싶어하는 건가 싶어요. 베이더도 좀 이기지...
Commented by Zannah at 2011/12/23 14:49
저는 테러워커 같은 것도 좀 뭐시기 했어요. -_-
스타워즈에 등장하기엔 너무 이질적인 느낌... 아무리 몹이 필요하다지만 말이죠. 같은 의미에서 요즘 구공화국에 등장하는 거대 드로이드들도 별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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