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모두 아시다시피 루크와 레아는 쌍둥이 남매입니다. 둘이 거의 동시에 태어나는 걸 모두 에피소드3를 통해 목격했지요. 그런데 사실 이 둘이 쌍둥이임에도 불구하고 나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되었습니다. 그것도 몇 분 차이난다는 말장난이 아니라 무려 1.75살, 그러니까 1년하고도 9달 이상 나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죠.

영국 레스터 대학에 있는 일군의 씹덕후들이 증명했다며 Journal of Physics Special Topics라는 학회지에 실은 논문(...)에 의하면, 상대성이론이 지배하는 우주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논문에는 각종 물리학적 수식이 들어가 있지만 그 원리는 누구나 알아먹을 수 있을 정도인데요,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에피소드5에서 루크와 레아는 모두 베스핀 클라우드시티로 향했다.

● 레아는 가까운 아노앗 행성계에서 출발해 약 0.28일에 걸친 항해를 했다.

● 루크는 훨씬 멀리 떨어진 데고바에서 출발해 최대 7일의 항해를 했다.

● 레아는 팔콘을 타고, 루크는 X윙을 탔다. 팔콘은 확실히 X윙보다 빠르다.

● 팔콘은 0.99999c의 속도로, 루크는 0.99995c의 속도로 항해했다고 쳐보자.

● 각종 계산을 해본다.

● ?????????

● PROFIT!!

● 결론: 레아는 빨리 여행을 끝내서 베스핀의 리얼타임에 있었고 루크는 더 긴 항해로 인해 빛에 거의 근접한 속도에 더 오래 머물러 있었으므로 베스핀에 도착했을 땐 1.75살 덜 나이를 먹은 상태가 된다.

그렇다면 동료 스타워즈 씹덕후로서 이 레스터대학의 너드들에게 반박을 해보자면...

1. 하이퍼스페이스 항해는 발동 즉시 현실 우주가 아닌 이름 그대로 '초우주'로 돌입하는 항법으로, 이들이 0.99999c 따위를 논하려면 우선 0.28일 (약 7시간) 안에 빛의 속도의 99.999%까지 가속했다가 감속할 때 어떻게 짜부러지는 걸 면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2. 역시 같은 논리로, 이들은 팔콘이 빛의 속도의 99.999%, X윙이 빛의 속도의 99.995%의 속도로 항해했다고 가정하지만 하이퍼스페이스 항해는 아광속이 아니라 초광속 항해이다. 따라서 가정 자체가 잘못되었다.

3. X윙이 빛의 속도 따위 느려터진 속도로 기어갔다면 데고바에서 베스핀까지 7일 안에 갈 수 있었겠냐 이것드라.

4. 이 논리대로라면 레아는 어렸을 때부터 아빠 손 잡고 은하계를 뻔질나게 돌아다녔고 루크는 타투인에 정착한 이후로 20년동안 우주라고는 나가본 적도 없는데 그럼 오히려 레아가 루크보다 나이가 어려야 맞지.

여기서 우리는 스타워즈의 우주에서 물리학을 논하려면 최소한 커티스 섹스턴 박사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그러니까 레스터 대학의 덕후 분들은 그 노력으로 벤 케노비가 왜 환갑도 안 지난 나이에 그렇게 늙어버렸는지나 좀 밝혀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