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디즈니는 백인 노예상 같아"




3주 전에 나온 고대의 뉴스입니다만 한번 언급해야 하는 중요한 이야기이도 해서 가져왔습니다. 요즘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빠서 블로그도 거의 방치 상태인지라 소식이 늦네요. 후...

조지 루카스가 찰리 로즈와 함께 54분에 달하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인터뷰가 주목을 받은 것은 후반에 루카스가 디즈니에 대해서 한 발언 때문입니다. 루카스가 "스타워즈는 내 아이들과 같다"라고 말하니 찰리 로즈가 "하지만 당신은 아이를 팔았다. 당신의 아이, 당신의 가족을 팔았다"라고 몰아붙였고 (이 때 보면 인터뷰가 아니라 거의 심문하는 느낌;;) 여기에 대해 루카스는 "그렇게 나는 아이들을 백인 노예상에게 팔았고 그들은... 하하하"라고 대답했습니다.

당연히 표현이 과격했기 때문에 이 인터뷰는 논란이 되었고 루카스는 곧바로 말이 과했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루카스는, 깨어난포스 시사회에서 '영화가 마음에 든다'고 했던 것이 립서비스였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디즈니의 행보에 대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인터뷰를 통해 확실하게 했습니다.

이 인터뷰에서는 에피소드7과 디즈니의 스타워즈 프로젝트에 대한 루카스가 불만스러워 하는 부분이 확실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깨어난포스 개봉 전에 자신이 스타워즈에서 완전하게 하차했음을 밝혔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는 소프 오페라다. 이것은 온전히 가정싸움 이야기지 우주선 같은 것이 중요하지 않다." 글쎄요. 오히려 팬덤에서는 시퀄이 스카이워커의 가족사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었고, 오히려 깨어난포스는 뚜껑을 까보니 주된 대립구도가 결국 콩가루가족사 아니었나요? 여기서 더 'family problem'을 끼얹으면 어떤 걸 만들겠다는 걸까요.

다른 한편으로 루카스가 디즈니에 대해 불만인 것은 스타일의 문제입니다. 루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디즈니는 복고풍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지만 나는 그게 싫었다. 나는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항상 새로운 우주선, 새로운 행성이 나와야 한다."

깨어난포스 개봉 전에 제가 이 영화에 대해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쓴 것이 바로 루카스가 마땅찮아 하는 부분과 같습니다. 스타워즈 영화 시리즈에 있어서 '새로움'이라는 것은 큰 요소입니다. 클래식 스타워즈가 성공했던 이유 중에는 지금껏 영화를 통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줬다는 것이 컸습니다. 프리퀄 또한 비록 연출과 스토리, 캐릭터 측면에서 욕을 먹었을지언정 '새로운 볼거리'라는 면에서는 인정받을만 했죠.

반면 깨어난포스에서는 많은 것이 다른 듯 같습니다. 자쿠는 타투인과 구별하기도 힘들었고, 제국은 퍼스트오더로, 반란군은 저항군으로 이름만 바꼈을 뿐 거의 똑같은 조직이었고, 퍼스트오더는 세번째 데스스타를 만들었죠. 이미 다들 영화를 보셨을테니 일일히 나열하지 않아도 깨어난포스가 클래식을 그대로 본따왔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그리고 이는 디즈니와 쌍제이 감독이 실제로 의도한 바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옛 것을 가져와 향수에 젖게 하는 전략으로 깨어난포스를 만들었죠.

아직은 시퀄 프로젝트 자체에 대해서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깨어난포스의 이러한 전략이 대단한 실수였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요. 조지 루카스의 프리퀄에 대단히 실망했던 이상, 1983년 이후로 보지 못했던 '좋았던 옛 시절'을 다시 스크린으로 불러오는 것은 해봄직한 일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시퀄 전체의 전략이 된다면 디즈니에 대해 단단히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스타워즈에서 좋아했던 레트로 이미지를 끌어올렸으니, 2탄부터는 역시 우리가 스타워즈의 가치라 여기고 좋아했던 것, 즉 새로운 것을 내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 때문에 조지 루카스는 저에게 정말로 애증의 인물입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그의 고집은 스타워즈라는 세계관을 가져다줬지만, 나이가 든 이후로 영향가는 떨어지고 고집만 남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루카스는 위대했지만 그가 시퀄을 만들었다면 과연 만족할 수 있는 스타워즈가 나왔을까요? 스페셜에디션, 블루레이에디션으로 갈수록 개악일로를 치닫는 영화를 보면, 그리고 클론전쟁에서 그가 참여했던 스토리를 보면 아마 아닐 겁니다. 진정으로 새롭기에는 루카스는 이미 실망시킨 게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루카스의 능력은 빛을 바랬더라도 그의 철학은 디즈니에서 충분히 이어갈 수 있는 것일 터입니다. 깨어난포스가 박스오피스에서 역대급 성정을 거두었는데, 부디 디즈니가 이에 안주하지 말고 스타워즈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프리퀄이 좋지 못했던 이유는, 자의든 타의든 그 판에서 새로움을 추구할 보스가 루카스 하나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훨씬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스타워즈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디즈니가 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고 있겠습니다.


by Zannah | 2016/01/27 00:19 | 별들의 전쟁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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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듀얼콜렉터 at 2016/01/27 01:02
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 처음으로 글을 다네요~ 북미에서 깨어난 포스를 본 후 밸리에서 스타워즈에 대한 글을 찾다가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

확실히 깨어난 포스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오마쥬가 가득했는데 현지에서 보면 그게 아주 잘 먹혀 들어간것 같긴 합니다, 제가 간 극장에서는 본 관객들이 '쌍제이가 스타워즈를 되살렸어!' 하는 소리도 들었으니깐요. 그걸 보면 확실히 프리퀄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던듯 싶네요.

말씀하신대로 이제 오마쥬로 사람들에게 충분히 스타워즈의 부활의 신호탄을 쐈으니 다음 두편은 새로운걸 보여줬으면 하네요(그런데 다음작은 혹시 요다와 루크의 훈련 오마쥬? ㅎㅎ). 우선 금년말에 나오는 로그원이 기대가 되네요~
Commented by 바람뫼 at 2016/01/27 01:25
루카스는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데 관객은 스타워즈 추억에 환희...아이러니 하네요.
확실히 작년~올해 복고 컨텐츠가 유행이긴 하지만...
Commented by 무명병사 at 2016/01/27 01:34
깨어난 포스에 대한 제 감상은... 'SF영화로는 돈이 안아깝고 새로운 스타워즈로는 -100점도 모자란' 영화였지요.

근데 루카스 옹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새로운 걸 어설프게 만든 걸 보느니 익숙한 걸 적절하게 써먹는 편이 더..... 나을지는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싹 갈아엎어서 사람들 뒤통수를 후려갈긴 양반이 할 말이라고는 좀,,,?
Commented by virustotal at 2016/01/27 04:18
혹시 파폭에서 안보이는분들은

http://blog.naver.com/namjin85/220250385084

이짓을 하면 보입니다.

미지원태그라
Commented by candymove at 2016/01/27 16:29
7편은 나름대로 그 몫을 잘했고, 모든 건 8,9편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깨포의 또 하나의 미덕은 철저하게 오리지널 삼부작을 모방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설정에서는 전혀 기존의 세계관에 의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8,9편의 제작자들이 뛰어놀 공간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언급하셨다시피, 디즈니가 과연 그럴 의지가 있을 것이냐인데... 조지 루카스처럼 1인의 창조적 영감으로 진행된다기 보다는 마치 경제 개발 XX년 계획처럼 예측가능한 수익 창출에만 목을 매다보면 7편처럼 막 욕하기도 그렇지만, 큰 특색도 없는 영화들이 양산되지 않을까하는.. 기우이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마술피리 at 2016/01/27 19:12
그런 건 팔아먹기 전에 생각했어야죠 =ㅅ=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루카스 손을 떠나서 잘 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루카스 각본능력, 가족이야기 발언을 보면 레이는 아무런 떡밥이나 복선같은 것 없이 첨부터 레이 스카이워커로 등장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8~9는 신공화국, 퍼스트오덩의 문화나 역학관계같은 거 좀 더 많이 보여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제발 전투기나 전함 종류 좀 늘렸으면..
Commented by Skybull at 2016/01/27 21:49
White slave는 매춘부를 완곡하게 이르는 표현이기도 한데, 한국어로 번역된 뉴스에선 그 얘기를 하는 데가 없더군요. 루카스 발언의 과격함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표현인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녹은빙수 at 2016/01/27 22:00
MCU의 선례를 볼때 디즈니는 충분히 새로우면서 익숙한 것들을 만들 수 있을꺼라 봅니다. 앤솔로지 시리즈를 진행하는걸 보면 클래식 팬들을 확실히 잡아버리겠단 의지이기도 하지만, 디즈니가 6년간 계속 클래식스러운걸 보여주는 전략은 아닐꺼라 봅니다.
어찌되었든 전 마스터오브자본주의 미키마우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스타워즈에 지갑을 강탈당할껀 확정ㅠㅠ
Commented by JediMaster at 2016/01/27 22:13
개인적으로 디즈니가 이번 영화에 루카스를 완전히 배제시켜버린건 잘못이었다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적극참여를 말하는건 절대 아니고, 세계관이나 디자인같은 부문에 제한적으로나마 참여 시켰다면 지금같은 노골적인 표절이나 안일한 설정은 없지 않았을까 싶네요.

스타워즈 영화에 특징을 크게 나누면 '연출과 스타일' '각본과 캐릭터' '세계관과 디자인'이라 생각하는데, 프리퀄과 이후 행보를 생각하면 연출과 각본, 캐릭터에서 루카스를 자른건 정말 잘한일이고, 디즈니는 이부분을 정말 잘해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부분들에는 의문이 듭니다.

이번 에피7은 스타워즈 특유의 고전 영화적 기법을 버려서 스타일이 마치 요새 일반 SF들과 다를바가 없게 된데다가, 재탕을 제외하고 새로 만든 것들은 하나같이 디자인이 쓰레기였지요. 또 오마쥬나 향수를 위해 굳이 똑같아 보일정도의 디자인적 재탕이 필수였을지도 의문입니다. TIE 파이터는 TIE 인터셉터나 어벤저처럼 나왔어도 될것이고 스타킬러는 갤럭시 건처럼, 저항군은 다른 조직명이나 공화국 특공대로 나왔어도 무리가 없었을 겁니다.

다른 것들은 모두 예전보다 떨어지고 고집만 남았어도, 아직까지 루카스의 인정할만한 점은 매력적인 창조물, 세계관을 만드는 안목과 능력 같습니다. 물론 클래식 시절이나 프리퀄이나 그 혼자서 만든건 아닌지만 그 안목과 지도가 큰 영향을 주었던건 확실하니까요. 이번에 다른건 다 자르고 디자인-설정팀에 지도역할로만 투입했으면 디즈니의 작품과 새로운 것도 함께 보여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Kyw at 2016/01/28 10:33
저도 대부분 동의 합니다. 사실 프리퀼도 설정은 정말 좋았다고 봅니다. 항상 제국의 막장이 들어서기 전에 왜 그런 제국이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거든요. 단지 루카스가 그런 좋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를 싫어 한것은 정말 필요없는 부분까지 표절해서 입니다. 퍼스트오더라는 이름보다도 왜 아직도 저항군이란 이름이 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차라리 제국을 추종하는 집단을 진압하는 스패셜태스크 식으로 가는게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었을 거리고 봅니다.
Commented by 제이웨이드 at 2016/01/30 01:38
표절은 지나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신세대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이고, 그만큼 안전하게 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안전하게 간다고 함은 최대한 관중을 사로잡아야한다는 뜻이니,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가는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었겠지요.

그래서 대신 깨어난 포스가 집중한 것은 스토리가 아닌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스타킬러 기지가 새로운 희망의 데스 스타처럼 줄거리의 중심에 서 있었나요? 아닙니다. 모든게 루크를 찾는 것을 중점으로 진행됐습니다. 에피7의 스토리는 루크를 찾는 과정에서 레이, 핀, 카일로 렌, 포 다메론, 헉스 같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관객들에게 소개하는데 뒷받혀주는 요소에 불과했습니다.

루카스의 창조력은 저도 동의합니다. 코러산트, 나부, 우타파우, 베스핀은 정말 SF세계에서나 볼법한 디자인이라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던 반면 자쿠, 타코다나, 디콰르 (저항군 기지), 스타킬러 모두 이미 본듯한 행성들이었죠. 클라우드 시티처럼 참신한 세계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쉽긴 합니다.

다만 전투기들의 디자인을 바꿨어야했다는 것에는 공감할 수가 없네요. 새로운 기체로 인터셉터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다면 그것도 고대로 신선함이 없다거나 이질감이 든다며 욕먹었겠죠. 그리고 아무리 멋있는 디자인을 만든다 한들, 우리가 봐왔던 엑스윙들이 호수를 가로지를때 느꼈던 전율은 발끝도 못 따라갔을 겁니다.

차라리 지금처럼 익숙한 요소들을 재활용해서 스타워즈가 돌아왔음을 각인시킨 뒤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게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봅니다.
Commented by ㅇㅇ at 2016/01/28 00:58
저도 이번 시퀄 시리즈의 새롭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클래식괴 구도기 왼전히 같고 클래식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이뤄놓은것을 모두 원점으로 되돌려 놓은 느낌이에요
Commented by Seattlerai at 2016/01/28 00:59
새로운 우주선이 나와야 한다는 데에 동의해요. 4편에서는 엑스윙과 타이 파이터를 보여줘서 감탄이 나오게 했고, 5편에서는 람다 셔틀과 타이 봄버를 보여주었으며, 6편에서는 타이 디펜더와 B윙, A윙이라는 독특한 디자인의 기체를 보여주었으며, 프리퀄에서도 새로운 기체를 보여주는 것은 마찬가지다가 마찬가지로 3편에서는 새로우면서도 클래식 3부작과도 연관이 있는 기체들을 보여줘서 흥미를 자아내게 했죠. 근데 이건 뭔가요? X윙과 타이 파이터는 반가웠지만, 아무도 '그것만' 보고 싶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걸 떠나서...루카스가 지적한 부분은 사실 이 영화의 가장 미미한 문제점이죠. The lack of originality is insignificant, next to rest of the movie's problem. 제가 루카스였으면 영화의 독창성 같은 걸 지적하기보다는, 영화 자체가 직관적으로 말이 안 되거나 설명을 대충대충하고 넘어가는 걸 지적했을 거에요. 루카스는 대본을 매우 못쓰더라도, 최소한 그건 에이브람스보다 훨씬 잘하니까요. 최소한 어떤 평론가한테 어떻게 이 영화를 까야 할지 상담 한 번 받아보고나서 제대로 영화를 까댔으면 훨씬 많은 공감을 받았을텐데요.
Commented by 포키 at 2016/02/08 09:05
"루카스는 대본을 매우 못쓰더라도, 최소한 그건 에이브람스보다 훨씬 잘하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Commented by 미스터 플린켓 at 2016/01/29 02:51
https://www.youtube.com/watch?v=lykiNYpq5AI
Commented by ㅁㅇㄹ at 2016/02/14 22:50
그래서 그런분이 프리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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